전 직원에게 11일 동안 장기 겨울휴가 권장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근무 경험의 영향인듯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LG그룹이 전 직원에게 11일간의 장기 겨울휴가를 쓰도록 권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LG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21일 종무식 후 전 직원에게 내년 1월 1일까지 최장 11일간 겨울 휴가를 쓰도록 권장했다.

한국 대기업에서 연말 장기 휴가를 권장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이나 JW중외제약, 한미약품 등 일부 제약업계가 연말 장기휴가제를 실시한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지만 대기업이 연말 장기휴가제를 전면 도입한 건 이례적이다.

연말 장기휴가제 도입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일한 바 있는 구광모(40) ㈜LG 대표이사 회장의 이색 경험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다 학업 대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두 곳에서 일한 이색 경력을 자랑한다. 일과 휴식을 확실히 구분하줄 아는, 그래서 자기 할 일만 하면 장기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다녀올 수 있는 실리콘밸리식 실용문화를 LG그룹에 도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구 회장은 2013년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LG가 가풍에 따라 재경, 상품기획, 판매, 생산 등 각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밑바닥 기업 문화를 두루 경험하며 자율적이고 생산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수 있다.

지난 6월 총수 자리에 오른 구 회장은 자신을 ‘회장’ 대신 ‘대표’로 칭한다. 실제로 LG그룹은 사내 문서와 외부 보도자료에 구 회장에 대해 ‘대표’란 호칭을 사용한다. 직위보다는 직무를 중시하는 선진국 회사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의 젊은 면모는 인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 회장은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부회장으로 내정하는 등 순혈주의를 깬 파격적인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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