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킵니다’ 문구 눈길
노무현의 ‘깨어 있는 시민’ 표현과 비슷하지만 참뜻 달라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개국하는 유튜브 방송 ‘TV홍카콜라’가 오는 18일 개국을 앞두고 최근 공개한 티저 동영상에서 ‘깨어 있는 국민’이란 표현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TV홍카콜라’의 티저 동영상은 양복을 차려 입은 홍 전 대표의 사진 위로 ‘TV홍카콜라’라는채널 이름과 ‘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킵니다’라는 문구를 박은 이미지식 동영상이다. 영화 예고편에서나 들을 법한 웅장한 음악도 곁들였다.
홍 전 대표 팬들은 “임팩트가 역시 다릅니다” “해야 할 말을 눈치 보지 않고 떳떳하게 말하는 유일한 정치인” 등의 응원글을 올리며 홍 전 대표가 유튜브에서 성공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잇따라 ‘TV홍카콜라’ 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주목을 모으는 건 티저 동영상에 사용한 ‘깨어 있는 국민’이란 표현이 ‘깨어 있는 시민’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깨어 있는 시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남긴 화두로서 ‘노무현 정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묘비명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란 회고록의 구절이 적혀 있다. 이후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보수정권 출범 이후 후퇴한 민주주의를 다시 앞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깨어 있는 시민’이라는 화두를 시민사회의 새로운 동력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촛불 혁명’으로 자신이 당선된 데 대해 “노무현의 꿈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깨어 있는 국민’이 ‘깨어 있는 시민’이란 표현에 대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깨어 있는 주체를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진보와 보수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국민이라고 쓰느냐, 시민이라고 쓰느냐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진보 진영에서 국민보다 시민이란 표현을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진보는 집단 구성원의 하나로서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할 줄 아는 개별적인 사람을 시민으로 상정하고 있다. 진보가 시민이란 표현을 선호하는 건 국적으로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진보적인 교사와 이론가들이 시민교육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대로 보수는 각각의 개별적인 사람보다 국가라는 울타리 안의 구성원으로서 개념을 강조하기에 시민보다는 국민이란 표현을 선호한다. 국가가 있기에 개인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 대표가 시민이란 표현 대신 국민을 쓴 것도 이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
jdtimes@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