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 낙제점… 일시적 위기 아닐 가능성 높아
완전자율주행·차량공유 등 미래차 비전 제시 못해

현대자동차는 신형 싼타페(사진)와 투싼 개조차의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고 신차 라인업 확대 등에 나서면 해외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신형 싼타페(사진)와 투싼 개조차의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고 신차 라인업 확대 등에 나서면 해외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고전하고 있다. 해외판매가 급감하고 영업이익률이 갈수록 줄어 구조적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판매대수가 40만3381대를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2% 감소한 수치다. 해외 시장에서 총 33만9250대밖에 팔지 못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0% 감소한 탓이 컸다. 국내 시장(6만4131대)에선 판매량이 되레 0.4% 증가했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의 판매가 감소한 주요 이유로 글로벌 무역 갈등에 따른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 터키를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 위기를 들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이끌고 있는 신형 싼타페와 투싼 개조차의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고 신차 라인업 확대 등에 나서면 해외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 실제로 현대차는 1~11월 누계 실적의 경우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의 경영 실적은 사실상 ‘낙제점’ 수준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다. 100원치를 팔아 고작 1원 남짓밖에 못 버는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1조2042억원)에서 9153억원이나 빠진 수치이기도 하다. 전 세계 차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4.5%고, 2011년 현대차 영업이익률이 10.3%였다는 점, 일본 도요타의 영업이익률 7.9%인 점 등을 고려하면 경영 실적이 얼마나 초라한지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실적쇼크는 대규모 리콜 사태와 함께 환율 요인 때문이다. 현대차는 3분기에 7800억원의 리콜 비용을 지출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토록 강조한 ‘품질경영’이 한계상황에 닥쳤다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일시적인 위기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영업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는 점, 올해 상반기엔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매출액이 하락한 점 등에 비춰 구조적 위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갈수록 저성장과 경쟁이 심화하는 환경에서 현대차가 신차 효과만으로 위기를 타개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수소전기차에 집중하느라 완전자율주행차와 차량 공유 등 미래차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탓에 현대차가 플랫폼 경쟁에서 완전히 뒤쳐진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미국 공유차 서비스인 우버의 상장 가치가 미국 자동차 빅3(제너럴모터스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큰 1200억달러(약 134조원)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한가하게 과거의 틀에서만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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