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백신은 자폐증 원인’ 근거없는 주장 소셜미디어서 급속 확산
전 세계 홍역 예방접종률 85%…보건당국 목표수치인 95%에 미달

2018.12.5/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전 세계 홍역 발병률이 급증해 공중보건에 비상등이 켜졌다.2018.12.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전 세계 홍역 발병률이 급증해 공중보건에 비상등이 켜졌다.

프랑스 환경매체 콩소플라넷은 “지난달 29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홍역 환자 수가 30% 증가했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HO는 공식 보고된 건수가 17만3000건이며, 실제 환자 수는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만명으로 대부분이 어린이다.

2000~2017년 사이 홍역 발생 건수는 83% 하락해 홍역 사망률이 80%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6~2017년 사이 홍역 건수가 전 세계적으로 31%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홍역 환자의 증가 추세는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남미에선 경제가 붕괴한 베네수엘라에서 홍역 환자가 크게 늘었다. 독일과 러시아는 12개월 연속으로 같은 형태의 홍역 바이러스가 퍼져 홍역 퇴치국 지위를 잃었다.

홍역은 전염성이 강해 기침, 발진과 고열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엔 구토, 설사, 실명 또는 사망에까지 이른다. 바이러스는 2회 복용량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WHO는 그러나 백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통제 가능한 질병인 홍역이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틴 프리드 WHO 예방접종·백신 담당 국장은 "홍역 백신이 자폐증의 원인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면서 백신 반대 운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홍역 예방접종률은 85%에 그쳤다. 2000년 이후 개선된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보건당국의 목표수치인 95%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등 분쟁지역에서는 지난해 70%대에 그쳤다. 2차 예방접종률도 67%로 뒤처진 상태다.

WHO 법률정책관인 수미아 스와미나탄은 “전 세계적으로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접종률을 늘리려는 긴급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건강을 위해 노력해온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을 순식간에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올해 공식 집계 중인 홍역 발생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세에 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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