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 등 상대적으로 방호 취약해 테러 때 막대한 피해“

경찰, 소방, KT, 한국전력 4개 기관이 25일 KT 서울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에 대한 합동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YTN 캡처)
경찰, 소방, KT, 한국전력 4개 기관이 25일 KT 서울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에 대한 합동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YTN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24일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화재로 ‘통신대란’이 벌어지자 예측불가 테러에 대한 치안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초연결사회에 맞춰 테러 방법도 지능화·고도화하고 있지만 통신시설이나 정수장 등은 상대적으로 방호에 취약해 테러 발생 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인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은 26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KT 아현지사 ‘화재를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슈퍼 네트워크 사회의 그늘’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국가 차원에서 철저하게 방호하는 철도, 전력, 에너지, 공항, 항구와 달리 통신, 공동구, 정수장은 상대적으로 테러에 취약하다면서 “이런 데(통신, 공동구, 정수장 등)가 공격받으면 그 피해가 굉장히 막중하다”고 우려했다.

이 회장은 KT 아현지사 화재로 치안 시스템까지 ‘먹통’이 된 데 대해선 “지하통신구와 공동구는 현대사회의 생명줄로 불리는 사회기반시설이기 때문에 화재 등 타격이 있으면 치안과 안보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나 국가 혼란을 목적으로 지하통신구와 공동구를 파괴하는 공격전술을 사용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테러에 성공하면 사회교란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3년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비밀 조직이 남한 사회 내부 교란을 위해 평택 가스생산기지나 KT 혜화지사, 분당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습격 대상으로 삼은 사례를 언급했다. 또 2000년 2월 여의도 공동구 화재 때 일대 난방과 전력, 통신이 중단돼 큰 혼란이 야기된 사례도 끄집어냈다.

이 회장은 “위해세력이 도처에서 동시다발로 또 전국적으로 국가기간시설 공격에 성공한다면 국가가 굉장한 혼란을 겪고 진상 규명도 쉽지 않다”면서 “일회성 사고로 보지 말고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구석구석을 점검하고 살피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둘러싼 테러 양상과 치안의 환경도 국제 안보환경에 따라 굉장히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차별, 사회적 갈등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유럽 등에서 발생한 자생테러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KTX·지하철·공항 같은 교통시설, 상수원보호시설,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점검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KT는 아현지사 화재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 보상 차원에서 1개월 요금을 감면해주기로 25일 결정했다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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