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행정대집행 진행…업자들 사전에 빼돌려 개 구조는 수포로

국내 최대 규모 태평동 개 도살장 영구폐쇄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22일 시행됐다.2018.11.22/그린포스트코리아
22일 시행된 성남시 태평동 개 도살단지 행정대집행은 전국 개 도살장 폐쇄 행정 집행 시 중요한 행정 실례로 준용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 카라 제공)2018.11.2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22일 개식용 종식을 위한 신호탄이 쏴졌다. 국내 최대 규모인 경기 성남시 태평동 개 도살장의 영구폐쇄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이날 진행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와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 등 3개 동물호보단체는 피학대견 구조 및 보호를 위한 긴급격리 조치를 위임받아 이날 행정대집행 현장에 합류했다.

이날 불법시설에 대한 철수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됐으나 개들은 구조하지 못했다. 행정대집행에 앞서 도살업자들이 개들을 빼돌린 뒤였다.

김민수 카라 정책팀 활동가는 “200~600마리의 개를 구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도살장에는 한 마리의 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업자들이 사전에 개를 전부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로선 대략적 위치만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도살업자를 쫓아 개를 구조하는게 향후과제”라고 말했다.

카라 등 동물단체들은 추후 개의 위치를 추적해 구조, 보호할 방침이며 안전한 이동과 의료적 조치, 향후 관리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동물단체들은 “성남시의 긴급격리 조치는 개들이 피학대동물로서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피력하는 발판이 됐다”며 “이번 행정대집행은 이후 전국 개 도살장 폐쇄 행정집행 시 중요한 실례로 준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계기로 전국에 산재한 불법 개도살장 폐쇄가 급물살을 타 개식용산업이 빠르게 사양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남시 태평동 개 도살단지는 동물학대의 온상으로 국내외 지탄을 받아왔다. 그동안 최소 6개 이상 대규모 불법 개 도살장이 운영되며 개의 도살과 유통을 해왔다. 최대 600마리의 개를 계류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

성남시는 지난 2014년 5월 이곳에 밀리언파크 공원조성 사업 인가를 받아 2017년 9월 행정대집행 1차 계고서를 발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업자들은 계속 시유지를 무단점거했고, 보상금까지 지급받았으나 철거를 거부한 채 영업을 지속해왔다.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영리한 개들을 떼로 가두고 개들이 보는 바로 앞에서 전기로 지져 죽이고 피를 빼고 몸을 토막냈다. 이곳은 문명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잔인한 일이 자행됐던 곳"이라면서 "그동안 행정대집행을 하면 이곳의 개들을 모두 구조하겠다고 성남시에 서둘러 달라고 그토록 부탁했는데, 오늘 구해주지 못한 개들에 말할 수도 없이 미안하다. 앞으로 전국의 개도살장을 전부 폐쇄해 오늘 구해주지 못한 개들에 대한 미안함을 상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 태평동 개 도살장 영구폐쇄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22일 시행됐다.2018.11.22/그린포스트코리아
도살장은 최대 600마리의 개를 계류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다.(사진 카라 제공)2018.11.22/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최대 규모 태평동 개 도살장 영구폐쇄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22일 시행됐다.2018.11.22/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최대 규모 성남시 태평동 개 도살장 영구폐쇄를 위한 행정대집행이 22일 진행됐다.(사진 카라 제공)2018.11.22/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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