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폐기물 분리·선별 시설 2021년 가동 제안
인천시 "예상 종료 시점보다 매립 길어질 것" 반대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수도권 쓰레기가 모여드는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폐기물 분리·선별 시설을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환경부와 인천시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서울시·경기도·환경부는 ‘수도권해안매립실무조정위원회 회의’에서 ‘수도권매립지 폐기물 분리·선별 시설 설치’를 지난 14일 논의했다.

환경부는 이 자리에서 폐기물 분리·선별 시설을 설치해 2021년부터 가동하자고 인천시에 제안했다. 내년 1월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6월 시설을 착공해 2021년 6월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 부지 지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2018.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 부지 지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2018.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인천시는 환경부의 폐기물 분리·선별 시설 설치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시설이 설치될 경우 수도권매립지 매장량이 줄어들어 종료 예상 시점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운영 중인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의 예상 매립 종료 시점은 2025년이다.

 

하루 매립량 1만2000~1만5000톤인 수도권매립지는 평균 1000대 가량의 폐기물 차량이 드나드는 곳이다. 서울과 경기에서 들어오는 폐기물 차량이 내뿜는 비산먼지 등으로 인근 주민이 오랫동안 불편을 호소해왔다. 1매립장은 1992년부터 매립을 시작했다.

여의도 면적의 6배 규모인 수도권매립지(1,600만2000㎡, 제1~4매립장)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2016년 사용이 종료돼야 했다. 대체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5년 서울시·인천시·경기도 3개 지자체와 환경부가 4자 협의체를 구성해 수도권매립지를 3-1 매립장 매립 완료까지 연장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인천시는 기간 연장을 합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시 폐기물 분리·선별 시설 설치를 하면 수도권매립지 주변 주민들의 고통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체 매립지를 조성해 인천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기다리고 있는데, 새 시설이 가까운 곳에 들어오면 예상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지금 와서 신규로 설치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인천시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수도권 쓰레기 처리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기물 분리·선별 시설은 친환경매립의 방법으로 제안한 것”이라며 “내년 2월까지 의견 수렴해 인천시가 주민 불편 등으로 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고 한다면 다른 방법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폐기물 분리‧선별시설이 운영되면 3-1매립장의 사용이 1년6개월~2년가량 연장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사용 개시된 3-1 매립장은 앞으로 7년간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반입되는 폐기물 약 1450만톤을 매립할 예정이다.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대체부지에 대한 윤곽은 다음 달 폐기물 전략 및 대체매립지조성연구용역 3차 보고회에서 나올 전망이다. 이때 대체 매립지 후보지 13곳에 대한 서열이 매겨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3개 시·도와 환경부는 대체 매립지 후보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환경, 수용성, 경제성, 인프라 조성 등 4가지 분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목별로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조사한다. 배점이 가장 큰 환경 분야에는 인근 주민 수, 수질오염·악취 정도, 인근 환경오염시설 수 등이 담겨 있다.

3개 시·도와 환경부는 내년 3월 대체 매립지 조성을 위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용역에서 제시한 후보지를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별 도시계획 위반 사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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