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차량 운행 제한만으론 역부족...공해 도시 아이들 폐활량 5% 낮아

2018.11.16/그린포스트코리아
'가디언'이 지난 15일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가 아이들의 폐 성장을 저해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2018.11.1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가 아이들의 폐 성장을 저해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런던 퀸메리대와 킹스컬리지런던, 에딘버러대가 의학전문지 랜싯공중보건에 공개한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내용은 전 세계 도시가 도시 진입을 제한하는 등 대대적인 디젤 차량 퇴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들의 폐 손상을 예방하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

이번 연구는 도시 공해 수준과 아이들의 호흡량 사이 분명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런던 28개 초등학교 2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배기가스에 노출된 아이들의 폐활량은 9세 평균치보다 5% 가량 낮았다. 초등학교들이 위치한 타워햄리츠 런던 자치구, 해크니구, 런던 동부의 지역인 그리니치, 런던 도심 모두 유럽연합(EU)의 이산화질소(NO2) 기준치를 넘었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 그리피스 교수는 “런던이 디젤 차량 운행을 제한하면서 도심 내 대기 질은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공해는 여전히 아이들의 폐 성장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폐활량은 18세에 극에 달하고, 이후부터는 계속해서 감소하는데 이미 성장기에 평균보다 낮은 폐활량을 갖게 된다면 아이들은 성인기에 폐 질병은 물론 조기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결과는 그동안 자동차산업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도시 교통량을 줄이려는 중앙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수십 년간의 건강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선 디젤 차량을 제한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되고, 전면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런던은 2019년부터 배기가스저감지역(LEZ) 범위를 확대하고 제한 대상 차량의 범위도 넓힌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환경전문법률가인 안드레아 리는 “도시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지자체에게 책임을 전과하기보다 직접 나서서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예산을 친환경 차량으로 보급하는 데 써야 하며 특히 학교와 보건소 주변에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90% 이상이 오염된 공기로 호흡하고 있어 한 해 700만명이 숨을 쉬는 행위만으로 목숨을 잃으며, 특히 독성 물질에 취약한 성장기 아이들은 각종 정신질환, 비만, 유아 돌연사 등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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