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이정미 의원, '개·고양이 모피 수입 금지법' 통과 위한 보고서 발표
중국 헤베이성 모피유통매장 시베리아 말라뮤트가 늑대 모피로 '둔갑'

(사진 권오경 기자).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꼬리와 귀, 발뼈가 그대로 붙어있는 골든 리트리버, 저먼 셰퍼드, 시베리아 말라뮤트의 털가죽 (사진 권오경 기자).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개·고양이 모피 수입·유통 금지를 위해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는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함께 개·고양이 모피 수입 금지법 통과를 위한 보고서 발표회를 열었다.

앞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7월 개·고양이의 털을 원재료로 하는 제품의 제조·유통을 금지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케어가 지난 7월 국내에서 수입·유통되고 있는 열쇠고리, 고양이 장난감 등 14개 제품의 DNA를 조사한 결과, 3개 제품에서 고양이 모피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케어는 이날 중국 헤베이성의 수닝에서 모피농장, 가공공장, 유통시장 등을 직접 방문해 가져온 시베리아말라뮤트, 저먼셰퍼드, 골든리트리버 털가죽 등을 내보이며 일명 '개·고양이 모피 수입 금지법'의 조속한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이 가져온 모피에는 귀와 꼬리, 발뼈가 그대로 달려 있어 도살 직후 잔인하게 털가죽이 벗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액트 아시아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모피 75%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특히 중국 광저우에서 도살되는 고양이의 경우 400만~500만마리로 추정되는데, 이는 한국 전체 반려동물 수와 맞먹는다”며 “개의 경우 대한민국 반려견 수의 열 배 이상인 1400만~2100만개의 모피를 생산하는데 희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권오경 기자).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고양이 모피로 만든 조끼. 중국 헤베이성의 수닝에서14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사진 권오경 기자).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박 대표는 이어 “쑤닝의 모피유통매장은 코엑스 규모의 10배에 달한다. 그곳을 빽빽이 채운 모피는 대부분 한국으로 수출된다”면서 “이곳에서 판매되는 개·고양이 모피는 토끼나 밍크, 여우 등으로 거짓 표기돼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시베리아 말라뮤트는 늑대로 표기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쑤닝 모피유통매장에서 남성용 모피 코트는 3만위안(약 480만원), 여성용 숄은 3800위안(약 6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케어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모피를 위해 도살되는 대부분 개·고양이는 도둑맞은 동물이거나 유기동물이었다. 더 좋은 모피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개·고양이는 많은 양의 항생제와 살을 찌우는 약물 등을  먹는다. 심지어 모피 제조 공장에서 도살을 기다리는 동물들은 이미 도살되고 남은 다른 동물의 살점을 먹이로 제공받기도 했다.

(사진 권오경 기자).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7월 개·고양이 모피 금지를 위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사진 권오경 기자).2018.11.15/그린포스트코리아

이날 이정미 의원은 “이번 보고서 발표회는 개·고양이 모피 금지를 위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라는 촉구의 자리”라면서 “이를 계기로 국민인식 개선은 물론, 향후 모피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한국은 개고기를 판매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수입만 금지하게 되면 누군가 모피를 만들어 수출할 수도 있다”며 “개·고양이 모피만큼은 한국에서 수입과 수출 모두 금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동물보호연합(대표 이원복)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모피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의 모피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모피의류와 모피의류의 부속품' 수입금액은 △지난 2015년 1030억원 △2016년 1093억원 △2017년 1144억원 등으로 증가 추세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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