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서식지 파괴·기후변화·질병 등 원인으로 지목

2018.10.23/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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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2500만년 전부터 호주에서 서식해온 '코알라'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프랑스 노트르 플라넷(Notre Planet)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호주에 서식하는 코알라 개체 수가 2세기 만에 99% 이상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호주코알라재단(AKF)에 따르면 호주 야생에 남아 있는 코알라 개체 수는 4만3000여마리다. 18세기 말부터 유럽인들이 호주에 정착해 식민지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곳에는 1000만마리 이상의 코알라가 서식하고 있었다. 2세기 만에 코알라 개체수가 99% 이상 급감한 것이다.

2018.10.23.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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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는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남호주 등 호주 동부 해안가에 주로 서식하는데 퀸즐랜드의 주도인 브리즈번에 서식하는 코알라 개체 수는 18년만에 80%나 감소했으며 호주 내 최대 코알라 서식지로 손꼽히는 뉴사우스웨일스에서조차 지난 20년 새 26%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코알라 개체수 감소의 원인으로 사냥,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감소, 로드킬, 기후변화, 질병 등을 꼽았다.

사람들은 모피를 얻기 위해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코알라 사냥을 했다. 보드라운 털 때문에 20세기 초까지 무지막지한 코알라 사냥이 이뤄졌고, 한창이던 1870년대에서 1920년대 후반까지 코알라 수백만 마리가 희생됐다.

(위키디피아제공).2018.10.23/그린포스트코리아
(위키디피아제공).2018.10.23/그린포스트코리아

도시화를 위해 코알라가 주로 생활하는 유칼립투스 산림을 무자비하게 벌목하는 것도 코알라 개체 수를 감소시킨 원인 중 하나다. 시드니 대학 코알라헬스헙(KHH) 대표인 다미앙 히긴스는 “침해가 되지 않은 곳으로 이주하기에 코알라의 행동이 인간의 서식지 침해 속도보다 상대적으로 느려 이마저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2018.10.23/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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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를 잃은 코알라들이 거리로 내몰려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또 기후변화, 질병 등으로 인한 개체 수 감소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기 중 온실가스는 코알라의 영양 상태에 해로운 영향을 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만 먹고 살아가는데 온실가스가 유칼립투스의 영양소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가 코알라의 영양실조 유발 가능성을 키우는 셈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빈번히 일어나는 대형 산불도 위협으로 작용한다.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은신처를 없애고 물 부족 현상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2018.10.23/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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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미디아 균 감염으로 인한 성병(MST)도 코알라 개체 수 감소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질병에 걸리면 단 몇 달만에 불임과 실명,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굉장히 치명적이다. 클라미디아는 에이즈(AIDS)와 유사한 바이러스지만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많지 않다.  

현지에서는 수의사들이 항생제로 코알라를 치료하고 있지만 병세가 쉽게 호전되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2014년에는 코알라가 '멸종위기취약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극심한 코알라 개체 수 위협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호주에는 코알라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를 잃는다는 것은 곧 생물 다양성을 잃는 일이라고 신문은 경고했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는 지난 5월부터 코알라가 자유롭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코알라 보존계획을 발표하고 3400만달러(366억원)를 투입, 중북부 해안에 있는 주 소유 산림 2만5000헥타르(2억5000만㎡)를 코알라 서식지로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해안가를 따라 서식하는 코알라의 주 서식지를 사들여 국립공원으로 영구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또 포트 스티븐즈에는 다치거나 아픈 코알라를 위한 병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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