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1마리에서 올해 총 235마리로
전 세계 호랑이 개체수 3200마리로 추정

2018.10.22/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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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인 호랑이가 전 세계 4000마리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적인 노력을 요하는 상황에서 네팔은 호랑이 개체 수를 10년새 2배로 늘이는 성과를 냈다.

네팔의 밀림지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호랑이 개체 수가 그간 정부 및 보호 단체 등의 노력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네팔당국이 지난 7일 밝혔다.

국립공원 및 야생생물 보호국에 따르면 네팔에 서식하는 호랑이 개체 수는 지난 2009년 121마리였으나 가장 최근 이뤄진 개체 수 조사에서 총 235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10년새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네팔이 ‘Tx2 프로젝트’를 달성하는 첫 국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Tx2 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이뤄진 호랑이 개체수 조사에서 전 세계의 호랑이 개체 수가 약 3200마리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국제적인 대응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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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호랑이가 살고 있는 나라 13개국(방글라데시, 부탄,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네팔, 러시아, 태국, 중국, 베트남)은 지난 2010년 ‘Tx2 프로젝트’를 통해 2022년까지 호랑이 개체 수를 두 배 늘리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WWF는 당시 "Tx2는 단지 이 13개국가들만의 의무가 아니다. 호랑이가 서식하는 13개국 외에도 호랑이 개체 수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호랑이 개체 수를 6000마리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WWF는 이들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지역이 어디인지 검토해 호랑이 개체 수를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네팔은 지난 2017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팔 남부와 인도 북부에 속하는 지역인 ‘테라이’(Terai)에서 벵갈호랑이 개체 수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18마리가 파르사 국립공원에 서식하며 93마리는 치트완 국립공원, 87마리는 바르디아 국립공원, 21마리는 방케 국립 공원, 16마리는 슈클라판타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과정에서 네팔 당국은 호랑이들이 자주 다니는 토양을 확인하기 위해 토질을 분석하고 동물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사진을 찍는 특수 카메라 장치를 이용했다. 이 장치를 통해 네팔은 총 4387장에 달하는 호랑이 사진을 수집하기도 했다.

비샤 올리 네팔 환경담당 비서관은 "호랑이 개체 수 증가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면서 "호랑이를 보호하는 일은 정부의 절대적인 우선순위다. 하나의 목표를 위한 국제 단체, 관련 기관들, 법,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WWF 미국지사 회원이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재단 회장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는 “네팔에서 2배 가까이 호랑이 개체수가 증가한 것은 우리가 모두 힘을 합친 덕분”이라면서 “지구에서 위협받는 생명, 멸종위기에 처한 생명을 우리는 충분히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네팔은 호랑이 개체 수를 두 배로 만드는 데 우두머리 역할을 하며 최선을 다했고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모범을 보여줬다. WWF의 회원이자 협력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재단)회장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재단은 2010년서부터 네팔 국립공원 바르디아(Bardia)의 호랑이 개체 수 복원 프로그램에 재정적 지원을 해왔다.

WWF 네팔 소속 가나 구룽(Ghana S Gurung) 박사도 “네팔의 이 같은 성과는 많은 국가들의 정치적 관여, 많은 관심, 혁신적인 수단 동원 등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발적인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호랑이 개체 수를 2022년까지 두 배 이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 이들의 서식지를 개선하고 보호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8.10.22/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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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WWF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호랑이 개체 수는 3890여마리다. 호랑이는 벵갈 호랑이, 인도차이나 호랑이, 시베리아 호랑이, 수마트라 호랑이, 말레이시아 호랑이 5종으로 나뉜다.

주로 인도에 서식하는 벵갈호랑이의 개체수는 2500마리이며 태국, 중국 남부, 미얀마 등에서 서식하는 인도차이나 호랑이의 개체 수는 200여마리로 추정된다. 시베리아 호랑이의 경우 러시아 극동지방에 서식하며 개체수는 450여마리다. 수마트라 호랑이는 인도네시아의 섬인 수마트라 섬과 말레이 제도 한 가운데 자리한 보르네오 섬에 서식하며 개체수는 400여마리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에 서식하는 말레이시아 호랑이의 개체수는 250여마리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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