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시의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처리가 더딘 것으로 나타나 장마철 침출수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안성에서는 올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소 2천899두와 돼지 20만8천429두, 닭 69만784마리와 오리 27만913마리를 모두 213곳에 나누어 매몰했다.

17일 안성시에 따르면 시가 매몰지에서 뽑아 낸 침출수량은 지난달 말 현재 26.12t에 불과하다.

구제역으로 가축들을 매몰한지 5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소 100두에서 3t, 돼지 1천두에서 4t 정도의 침출수가 각각 나온다"는 경기도의 3월 발표자료와 비교했을 때 안성시의 침출수 추출량은 전체 920t의 2.8%에 불과한 셈이다.

추출하지 못한 나머지 대다수의 침출수는 토양을 통해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하천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앞으로 나올 침출수도 지금 처리 수준이라면 장마철에 토양과 물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3월 시가 관내 매몰지 300m이내의 지하수 265곳의 지하수를 채취, 경기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 모두 54곳에서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질산성 질소와 망간, 암모니아성 질소 등에 오염돼 '먹는 물'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

안성시 고삼면의 한 주민은 "매몰한지 몇 개월이 지나 부패가 상당히 진전됐는데도, 추출된 침출수가 소량이라면 지하로 스며든 것 아니냐"며 "시에서는 '매몰가축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은 아니다'라고 하지만,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주민들은 안심하고 마실 수 없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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