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위문공연, 성상품화인가 '위문'인가

최근 경기도 안양의 한 육군부대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피트니스 모델들을 동원해 선정적인 군 위문공연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성상품화를 조장하는 군 위문공연을 폐지해달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2018.8.21/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경기도 안양의 한 육군부대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피트니스 모델들을 동원해 선정적인 군 위문공연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성상품화를 조장하는 군 위문공연을 폐지해달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2018.8.2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최근 경기도 안양의 한 육군부대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피트니스 모델들을 동원해 선정적인 군 위문공연을 진행한 사실이 공개돼 성상품화를 조장하는 군 위문공연을 폐지해달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성상품화로 가득찬 군대 위문공연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은 21일 오후 9시 기준 1만6307명의 청원동의를 받았다. 청원 게시자는 “여성을 사람으로 보는 건지 그저 진열대의 상품으로 보는 건지 기괴할 따름”이라며 “군인을 위한 여성의 헐벗은 위문공연이 왜 필요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같은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3만7456명이 동의한 바 있다.

(청와대 자료사진)2018.8.21/그린포스트코리아
"성 상용화 '위문공연' 폐지해달라"(청와대 자료사진)2018.8.21/그린포스트코리아

이번 논란은 지난 15일 유튜브에 올라온 군부대 위문공연 영상으로 인해 불거졌다. 해당 영상에는 피트니스 모델들이 비키니 수영복만 입고 외설적인 춤을 추는 공연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영상에는 “진짜 상식 밖이다”, “성상품화 너무 심각하네요” 등과 같은 비판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논란이 확산하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는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문을 냈다. 육군은 지난 17일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통해 “14일 안양 소재 예하부대에서 ‘외부단체 공연’이 있었고, 이 공연은 민간단체에서 주최하고 후원한 것으로 부대 측에서는 공연 인원과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 수 없었다”면서도 “이번 공연으로 인해 ‘성상품화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방사의 입장문을 보면, 당시 위문공연은 피트니스 모델의 공연뿐만 아니라 가야금 연주, 마술공연, 노래 등으로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수방사는 “향후 외부단체에서 지원하는 공연의 경우에도 상급부대 차원에서 사전에 확인해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육군이 올린 사과문에는 1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면서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군인들 고생한다고 먼 곳에서 와서 힘내라고 해준 걸로 보인다”, “군인이 힘든데 좀 즐기면 안 되냐” 등과 같이 성상품화나 성적대상화 개념을 고려하지 않는 반응을 보였고 또다른 사람들은 “벗은 여자가 없으면 위문이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오히려) 남자를 욕보이는 것”, ”(성상품화가) 너무 당연해져서 이게 성상품화인지도 구별이 안가는 것 같다”, “위문한답시고 여성의 몸을 ‘제공’하는 게 뭐가 잘못됐는지 정말 모르는 건가. 역겹다”고 반박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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