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플랫폼만 바뀌었을 뿐 선거판에선 일상"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 씨가 19일 옛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 당시 수십억 원을 들여 댓글 조작 조직을 운영했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YTN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 씨가 19일 옛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 당시 수십억 원을 들여 댓글 조작 조직을 운영했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YTN 캡처)/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2006년 이후 내가 참여했던 캠프에서는 매크로를 쓰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 캠프 ‘사이버팀’에서 일했던 A씨가 한겨레와의 인터뷰 당시 했던 말이다. 선거 때마다 매크로를 써왔던 자유한국당이 전혀 몰랐다는 듯 유체이탈 화법을 쓰는 것이 놀랍다는 의혹도 덧붙였다.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가 19일 옛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 당시 수십억 원을 들여 댓글 조작 조직을 운영했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드루킹은 2007년 대선에 관여한 한나라당측 인사로부터 ‘댓글 기계’에 대한 정보가 입수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당시 한나라당측은 서울 용산 전자상가 등지에서 댓글 기계 200대를 사들인 것으로 보고됐다. 

드루킹은 앞서 ‘옥중 편지’를 통해 자신이 한나라당 관계자로부터 댓글 기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세부적인 내용은 처음 밝혀졌다. 

댓글 기계는 한 대당 500만원 가량으로 특검은 약 10억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은 댓글 기계 운용을 중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들에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이들에게 보수 등 용역 비용으로 20억원가량이 추가로 지출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나라당의 댓글조작 의혹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다.

한편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캠프를 시작으로 2007년 대선 이명박 캠프, 2008년 18대 및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새누리당 시절의 굵직한 선거에서 ‘온라인 대응’ 업무를 해온 담당자는 "선거가 가장 치열했던 2007년 대선 당시 가장 많이 했던 일은 ‘이명박’ 또는 ‘엠비’(MB) 연관 검색어를 내리고 올리는 일, 그리고 댓글을 다는 일이었다”며 "매일 출근해서 ‘비비케이’(BBK) ‘대운하’ ‘내곡동’ ‘재산형성’ ‘다스’ 등 엠비 관련 부정 검색어들을 ‘현대건설’ ‘자수성가’ ‘신화는 없다’ 등의 긍정 검색어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네이버 메인 화면 등에 뜨는 후보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에 말에 따르면 다음 아고라, 네이버, 트위터, 카카오톡 등 플랫폼은 바뀌었지만 부정여론 밀어내기, 댓글 조작, 상대 후보 흑색선전, 검색어 교체 등 하는 일은 같았다.

그는 "플랫폼만 바뀌었을 뿐, 매크로는 늘 통했다”고도 덧붙였다.

ya9bal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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