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CNN 제공) 2018.08.05/그린포스트코리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CNN 제공) 2018.08.0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북미간 화해와 갈등 무드가 동시에 조성됐다.

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인사를 나뉬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을 전달했다.

이처럼 친서를 주고받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는가 하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오전 기자회견에서 대북제재 이행을 강력 언급하자 리 외무상이 오후 연설에서 맞받아쳤다. 대화는 이어가되 비핵화의 구체적 로드맵을 놓고 기싸움을 벌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시간표 내에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하면서도 제재 위반 문제와 관련 러시아에 경고를 날렸다. 

이처럼 미국 측은 회의에서 대북제재 강화 발언을 쏟아내는 한편 리 외무상과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우리는 곧 다시 만나야 한다”고 말하자 리 외무상이 이에 동의하며 “해야 할 많은 건설적 대화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 행선지인 인도네시아로 떠나자 리 외무상은 연설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리가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화답은커녕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또 “조선반도의 평화보장과 경제발전을 고무 추동하는 건설적 조치들로 화답해야 할 것”이라며 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제재가 유지될 것이라 한 반면 리 외무상은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동시적‧단계적 이행을 거듭 촉구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둘러싼 북미 간 입장차가 엇갈리면서 이후 협상에서도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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