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사육환경으로 동물 약 110만마리 폐사

(픽사베이제공)2018.7.24/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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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정부는 공장식 축산의 전환을 서두르고 적정 사육 마리 수 고민하라.“

폭염 속 농장동물의 폐사가 속출하는 가운데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임순례)가 24일 논평을 내고 "공장식 축산 일변도의 밀집 사육시설에서 더 큰 동물 희생이 우려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올여름 폭염으로 인해 폐사한 농장 동물은 지난 20일 기준 벌써 총 110만5000마리에 달했다. 폭염의 장기화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희생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장동물의 폐사는 기록적인 더위와 대규모 밀집 사육환경이 서로 맞물려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에 따르면 이번에 폐사한 농장동물은 닭 104만마리, 오리 3만 8000마리, 메추리 2만마리, 돼지 7000마리로 닭의 희생이 제일 크다. 닭과 오리 등 가금류와 돼지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대사열을 몸 밖으로 쉽게 내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호흡과 물이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사육 닭의 케이지 면적 기준은 마리당 0.05㎡~0.046㎡ 인데다가 농가 대부분이 5~6마리가 들어간 케이지를 종횡으로 쌓아놓은 배터리케이지 사육 방식을 택하고 있어 이같은 대규모 폐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카라는 주장했다.

카라는 ”공장식 축산의 대량사육 문제는 비단 면적의 개념에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최소의 비용을 들여 동물의 고통은 아랑곳 않고 죽지 않을 만큼 관리하며 최대의 수익을 내려다 보니 습성을 억누르고 착취하다시피 하는 게 일상”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지난해 살충제 달걀 사태로 케이지 사육에 대한 문제가 커지자 케이지 철폐가 아닌 케이지 사육 마리당 면적 상향 방침을 내놓았다. 이같은 정부의 방침 속에서 공장식 사육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는 사육환경의 근본적 개선과 함께 생명 폐기처분을 당연시하지 말고 적정 사육 마리수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며 대량 사육을 부르는 공장식 축산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라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육중인 닭의 수는 올해 2분기 1억 9101만 6000마리로 역대 최대를 찍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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