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6일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를 요구하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모였다. (서창완 기자) 2018.7.6/그린포스트코리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6일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를 요구하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모였다. (서창완 기자) 2018.7.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지연·미지급 사태로 불거진 총수 비리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아시아나 직원연대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집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아시아나 직원 300여명 중 대부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협력사 대표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정색 옷을 입고 현장에 나왔다. 신분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마스크와 가면을 착용한 이들도 많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먼저 고인이 된 협력사 대표를 추모하는 묵념 시간을 가졌다. 그 뒤 이기준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노조위원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이기준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회사가 직원을 너무나 억압한 나머지 회사 잘못 밝히는 이런 자리에서도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는 두려움이 있다”면서 “혹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올 사람을 위해 제가 유니폼 입고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혹시라도 회사가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면 그 불이익을 함께 받겠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는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노조위원장 출신인 권수정 서울시의원도 자리에 참석했다.

권 의원은 “제가 노조위원장 할 당시 아시아나 그룹경영 위기 맞고 박삼구 회장이 자리에서 잠깐 물러났지만 다시 돌아왔다”며 “박 회장 돌아온 동안 우리가 못 뭉쳤기 때문에 업무 강도도 점차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데, 경영 잘못한 사람들 잘못을 우리가 최전방에서 안고 살아가야 하냐”면서 “이제 뭉쳤으니 이 자랑스러운 일터를 지켜내자”고 호소했다.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석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서창완 기자) 2018.7.6/그린포스트코리아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석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서창완 기자) 2018.7.6/그린포스트코리아

김지원 아시아나항공 지상여객서비스지부 부지부장은 “박삼구 회장 ‘핫밀’ 먹을 때 승객들은 ‘노밀’이었고, 우리 승무원들은 ‘결식’으로 굶은 상태였다”며 “얼마 전에 기자회견에서 딸 예쁘게 봐달라고 말했는데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일선 퇴출을 요구하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연대도 참석했다. 이들은 기존 대한항공 집회와 마찬가지로 가이포크스 가면을 쓴 채 집회에 참석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우리는 항공사 연대라는 또 다른 세상을 열고 있다”며 “갑질하는 저들에게 분명한 목소리로 더이상 당신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말해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발언을 마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촛불문화제를 연 뒤 숨진 기내식 협력체 사장을 추모하는 의미로 국화꽃을 헌화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기내식 제조 협력사 교체로 지난 1일부터 이어진 기내식 사태는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회사 측은 전일부터 기내식 제공이 정상화됐다고 밝혔지만 일부 노선에 브리또와 핫도그 등 간편식으로 대체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안전감독관을 파견해 현장을 점검하고, 운항지연에 따른 소비자 배상과 관련해선 사태 안정화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승객 배상계획을 조사해 부적절한 경우 사업개선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seotive@greenpost.kr

국화 헌화를 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서창완 기자) 2018.7.6/그리포스트코리아
국화 헌화를 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서창완 기자) 2018.7.6/그리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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