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직 노동자가 27일 오후 숨진채 발견됐다.(ytn캡처)2018.6.27/그린포스트코리아
쌍용차 해직 노동자가 27일 오후 숨진채 발견됐다.(ytn캡처)2018.6.2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쌍용차 해고노동자가 27일 오후 경기도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사망은 2009년 정리해고 사태 이후 30번째다.

이날 금속노조에 따르면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김모(48)씨는 이날 오후 2시쯤 아내와 동료 해직자에게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공개된 문자 내용을 보면 김씨는 아내에게 “그동안 못난 남편 만나 고생만 시키고 마지막에도 빚만 남기고 가는구나. 사는 게 힘들겠지만 부디 행복해라”라고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그리고 천하에 못난 자식 어머님께 효도 한 번 못하고 떠나서 정말 죄송하다고 전해주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동료에게는 “형 그동안 고마웠어요. 신세만 지고 가네요”라는 문자를 전송했다.

문자를 받은 김씨의 아내는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위치 추적에 나서 이날 오후 경기도 평택시 독곡동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1993년 쌍용자동차에 입사했다. 이후 2009년 6월 8일 정리해고 대상자에 이름이 올라 공장점거 파업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진압에 동원된 경찰특공대와 물리적 마찰을 빚은 끝에 병원 치료를 받고 구속됐다.

해직자가 된 후에는 낮과 밤에 각각 다른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김씨는 낮에는 바닥미장 등의 일을 했고, 늦은 밤부터 이른 새벽까지는 화장품을 배달하는 화물차를 운전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경찰청의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 인터뷰에 참여, 본인이 경찰로부터 당한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이달부터는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1인 시위 및 집회에 참여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김씨는)생계문제로 투쟁에 결합하지 못하다가 최근 야간근무 후 아침 1인 시위, 목요일 저녁 문화제 등에 참여하면서 복직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해 왔다”며 “회사가 복직 시한만이라도 알려줬더라면 목숨을 끊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또한 김씨의 고등학교 한 동창은 “정말 성실한 친구였다. 밤에는 화물차 배달을 했고, 낮에는 공사 시공을 했다”면서 “복직 날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밤낮으로 투잡을 하며 성실히 일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김씨의 사망은 정부의 책임도 있어 이를 규탄하고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회사가 복직 시한만이라도 알려줬더라면, 문재인 정부가 2009년 국가폭력 문제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조사해 해결했더라면, 김 조합원은 목숨을 끊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고자 복직이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어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씨의 빈소는 경기도 평택 제일장례식장에 차려졌다.

chesco12@greenpost.kr

chesco12@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