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더스칼럼] 재활용 폐기물, 출구를 넓혀라
[그린리더스칼럼] 재활용 폐기물, 출구를 넓혀라
  • 그린포스트코리아
  • 승인 2018.05.2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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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섭 한국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최주섭 한국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최주섭 한국자원순환정책연구원장

지난 5월 10일 환경부를 위시하여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4월 초 수도권 등 아파트단지 내 폐비닐 수거중단사태에 대한 환경부의 긴급대책 발표 후 유관기관 합동으로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종합대책의 목표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발생량 50%를 감축하고, 재활용율 34%를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폐비닐 수거중단 사태의 주요 원인은 폐비닐의 90%를 사용하는 '고형연료의 규제 강화'와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수입금지'이다. 종합대책 내용을 보면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기엔 2%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공청회를 열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조정안'을 발표했다. 조정안 내용은 폐비닐과 폐목재로 만든 고형연료(SRF)의 가중치를 반으로 줄이거나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조정 사유는 목재펠릿은 외국에서 수입하는데다 연소과정에서 미세먼지까지 발생하고, 폐비닐로 만든 고형연료는 연소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오염물질 발생해 주민 민원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같은 날 서울환경영화제에 토론자로 참가한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 왕주량 감독를 인터뷰한 한 기사가 언론에 보도됐다. 이 다큐영화는 작년 5월 서울환경영화제 대상 수상작이다. 세계 재활용 쓰레기 56%를 수입하는 중국의 불편한 현실을 다뤘다. 수입 쓰레기 중 필요한 것만 골라내어 재생원료를 만들고 나머지는 태우거나 주변에 묻었다. 인근 주민들은 질병이 생기고 농작물은 시들어갔다. 하천은 오염되어 물고기가 죽었다. 중국 정부는 다큐영화 상영을 중지했다. 소문은 인터넷으로 확산됐다. 급기야 중국 정부는 해외로부터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 금지했다. 5000여개 중국의 선별재활용공장은 문을 닫았다. 그들은 직업을 바꾸거나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쓰레기는 소비생활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소비를 줄이지 않고는 포장재 쓰레기를 줄일 수 없다. 생산자가 어느 정도까지는 제품 및 포장재의 재질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포장의 순기능인 상품 보호와 유통의 편리성과 경제성을 포기할 수는 없다. 재활용사업자는 물질재활용에 전력을 기울이겠지만, 플라스틱 쓰레기의 물성 악화와 신재와의 경쟁 등으로 재활용 수요에는 한계가 있다. 재활용기술이 뛰어난 독일도 플라스틱 포장재의 물질재활용 47.2%, 에너지이용 49.3%였다. 물질 재활용이나 에너지원으로 이용 못하면 매립해야 한다. 이는 자원순환기본법에 따른 매립제로화 정책에 역행한다.

일부 주민들이 플라스틱을 태우면 다이옥신이 나올 거라고 염려한다. 정부는 과학적인 근거롤 제시하여 염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다이옥신은 염소이온을 함유한 물질을 연소할 때 발생한다. 식음료 포장재로 사용하는 폐비닐은 염소이온이 들어 있지 않은 PE와 PP 재질이다. 열병합발전소 등은 고형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혼합사용하지만 첨단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환경당국은 굴뚝원격감시체제(굴뚝TMS)를 통해 유해가스를 배출여부를 상시 확인하고 있다. 정부종합청사 인근에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미니 열병합 발전소를 설치하자. 그리고 유해가스 배출 여부를 실시간으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에 공개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4월 폐비닐 대란 때 대통령이 폐기물 수거중단 사태에 대해 환경부를 질타하고 국민들에겐 사과했다. 종합대책 발표 후 환경부는 지자체, 생산자, 소비자 등 각 주체별로 역할을 분담하여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고, 생산소비 구조를 확립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전력을 다할 것이다. 종합대책이 성과를 올리려면 재활용 출구를 넓혀야 한다.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국내 발생 재활용 쓰레기는 국내에서 100% 처리를 국가 목표로 정해야 한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로 개발도상국 국토를 오염시키고 건강을 해치는 것은 환경 선진국이 아니다.  재활용 폐기물은 값싸고 질이 좋아도 100% 수입 중단을 목표로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32개 품목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다. 이어서 2019년에 16개 품목, 2020년에 16개 수입금지 품목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재활용사업자들은 고품질 재생원료와 단체표준 인증제품을 생산해야한다. 정부는 폐플라스틱 물질재활용 성형제품 생산 기술개발 R&D 자금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합성수지 원료를 생산하는 15개 대기업도 R&D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대량소비가 예상되는 공공기관 발주 토목, 건설 사업에 우선적으로 사용토록 조달청 등 여러 부처의 협조 아래 지자체가 앞장서야 한다. 지자체는 생활폐기물 처리가 고유의 책임사항이니, 분리수거부터 재활용제품 사용까지 막힘이 없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값싼 가연성폐기물로 만든 비성형 고형연료(SRF)의 사용 급증케 했던 폐해를 개혁해야한다. 비성형 고형연료의 문제점인 수분 함량과 불균질성, 저열량 등으로 지역주민들의 민원을 야기했다. 산업통산부는 생활계 고품질 고형연료의 표준규격을 제시하되 신재생에너지 가중치를 상향조정 해주어 그 소비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재활용업계는 선별 선진화 등 기술개발을 통해 사용자가 마음 놓고 선택할 수 있는 고품질 고형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출구를 넓히면 종합대책의 실효성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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