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환경칼럼] 골프장 그늘집 '수칙 1번'
[뉴스펭귄환경칼럼] 골프장 그늘집 '수칙 1번'
  • 김기정
  • 승인 2018.05.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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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묻은 손부터 씻으세요"

지난 주말 국내에서는 대형 프로골프대회가 동시에 열려 골프팬들을 즐겁게 했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KPGA의 SK텔레콤오픈. 구름 관중속에 최경주를 비롯한 최정상의 남자 프로골프 선수들이 호쾌한 샷대결을 펼쳤다. 데뷔 6년차의 권성열(32)이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춘천 라데나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유일한 매치플레이 대회에서는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신예 김아림과 박빙의 승부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인비로서는 무려 20번의 도전만에 일궈낸 우승. 비록 박인비에게 우승컵을 내줬지만, 김아림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샷은 박인비 못지 않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많은 팬을 확보하기에 충분했다.

5~10월은 골프 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서 '주말 골퍼'가 티샷을 날리고 있다.(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5~10월은 골프 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서 '주말 골퍼'가 티샷을 날리고 있다.(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본격적인 골프시즌이다. 골프애호가들은 우스갯소리로 ‘5.16에서 10.26까지’라는 말을 하곤 한다. 우리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사건의 발생일 사이가 공교롭게도 골프 치기에는 가장 좋은 기간이라는 뜻이다. 물론 그 앞뒤로도, 심지어는 한겨울에도 골프를 치기는 하지만 5월부터 10월까지가 잔디 상태나 날씨나 모든 면에서 최적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골프를 사치스런 운동으로 치부했으나, 요즘은 스크린골프의 확대에 따라 골프인구가 크게 늘면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가 된게 사실이다. 수도권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딩할 수 있는 골프장이 적지 않다.

한 아마추어 골퍼의 티샷 장면.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한 아마추어 골퍼의 티샷 장면.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수도권 한 골프장의 그늘집.(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수도권 한 골프장의 그늘집.(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 없음)(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골프장에는 그늘집이 있다. 그늘집을 전혀 두지 않는 골프장이 있기는 하지만, 9개 홀에 그늘집 하나 정도 있는 게 일반적이다. 라운딩 중간에 용변도 보고, 간단한 음료 등을 먹을 수 있는 쉼터다. 또 전반 9개 홀을 마치고 난 뒤에는 스타트 하우스에서 10~20분 정도 쉬었다가 후반 홀로 이동한다. 이 때도 역시 간단한 음료, 간식 등을 먹고,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한다. 골프 애호가 중에는 골프 보다 그늘집 또는 스타트 하우스의 ‘짧은 휴식’을 더 즐기는 이들도 있다. ‘골프삼락(三樂)’ 운운하며 막걸리나 맥주를 거푸 마시는 애주가들. 잿밥에 관심이 많은 경우지만, 어차피 즐기려고 나온 마당에 어떤 식으로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무슨 상관이겠는가.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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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그러나 그늘집이든 스타트하우스든 꼭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화장실에서는 꼭 손부터 씻어야 한다. 이유는 골프장에서 살포하는 농약 때문.

환경부 등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들은 잔디를 상하게 하는 벌레나 균을 없애기 위해 살균제와 살충제를 지속적으로 살포한다. 그 농약들은 상당 기간 잔디에 그냥 남아 있는다. 전체 골프장의 10곳 중 6곳에서 잔류농약이 검출 됐을 정도. 그 가운데는 독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농약도 있다.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골프장에서 연못의 녹조를 제거하는 모습. 골프장 농약은 지하로 흘러들어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따라서 필드를 누비는 과정에서 골퍼들은 농약에 노출된다. 특히 그린 위에서 퍼팅하기 위해 맨손으로 수십차례 공을 만지기 때문에 손에 농약이 묻을 수 밖에 없다. 몇 홀만 지나면 골프볼은 이미 페어웨이와 그린 위를 굴러다니며 ‘잔류농약 눈사람’이 된 상태다.

그 공을 만진 상태로 그늘집에서 손을 씻지 않은 채 급하게 용변을 보거나, 얼굴 매무새를 고치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농약이 어떤 경로로 신체 어느 부위에 묻게 될지 상상만으로도 께름칙하다.

참고로, SK텔레콤오픈이 열렸던 스카이72골프장은 2010~15년 환경부의 조사결과에서 농약을 가장 많이 살포한 골프장 1위를 차지했다. 스카이72는 2010년, 13년, 14년, 15년 등 무려 4년에 걸쳐 ‘농약살포 1위’에 올랐다.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
(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