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YTN 뉴스화면 캡처]
[출처=YTN 뉴스화면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5월 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MDL)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확성기 시설이 설치된 지 8년 만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5월 1일 서해 휴전선 부근에서 처음 시작됐다. 전방에서 군 복무를 한 탈북인들이 방송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만큼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이 확성기 방송 중단을 처음 논의한 것은 2000년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에서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남 비방 방송 중단을 발표하자 남측도 다음 날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비방 방송은 중단했으나 체제 선전 방송은 계속했다.  

본격적인 방송 중단은 2004년에 이뤄졌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6‧15 남북 공동선언 후속조치였던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같은 해 6월 15일 0시 방송은 중단되고 시설도 철거됐다.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대북 확성기는 다시 설치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인 2015년 8월 비무장지대 북한군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 일어나면서 11년 만에 방송이 재개됐다. 당시 남측이 방송을 재개한 것에 대해 북한이 “선전포고”라며 반발해 양측 간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같은 해 남북은 긴장 완화를 위해 8‧25 합의를 거쳐 방송을 잠시 중단했으나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함께 재개했다.

국방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3일 0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북한도 현재 군사분계선 상의 확성기 방송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고자 하는 행동의 일환”이라며 “우리 군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북 FM 라디오 방송인 ‘자유의 소리’도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자유의 소리는 국방부가 대북 심리전 수단으로 사용하는 선전방송이다. 자유의 소리는 2004년 확성기 방송과 함께 중단된 바 있으나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다시 시작됐다.

hmy1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