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를 둘러싼 ‘적폐청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권오준 회장이 오늘 물러났다.

포스코는 박태준 회장이 물러난 후 끊임없이 정치권의 외압에 시달렸고, 최고경영자들은 모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 정권이 바뀌면 경영진들도 교체됐다.

이는 정치권에서 포스코를 '전리품'처럼 여겨 온 것도 문제지만 내부적으로 권력에 줄 대기 한 책임도 크다. 이런 전철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현 상황에서 이를 기대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하위 관리직에서 경영진으로 이어지는 소위 포스코의 화이트칼라들의 기득권이 절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굳건한 카르텔은 어떠한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들이 포스코 퇴직 후 외주협력사 이동과도 관련이 있다.

포스코 관리직들은 퇴직 후 외주사, 협력사의 대표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는 깰 수 없는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그 회사에서 물러난 후에도 1~2년 동안 급여를 받는다.

일례로 정준양 전 포스코 사장의 경우 포스코 내부에서 보호하지 않았다면 상상 할 수조차 없는 엄청난 부패스캔들의 주인공이 됐을 것이다. 권오준 회장도 마찬가지이다.

포스코는 지난 10년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또 다시 내부에서 차기 회장이 추대된다면 포스코의 개혁은 요원하다. 설령 개혁 의지가 있는 인물이더라도 결국 그들은 다 같은 편이다.

반면, 최고경영진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해 개혁을 시도 할 수 있지만 포스코 내부 상황을 잘 모르는 경영자는 일시적인 겉보기 개혁에만 그칠 수 있다.

새 경영진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그러나 현 경영진과 관계가 없는 인물이 적당하다.

몇 번씩 스스로 개혁할 기회를 놓친 포스코에 이제는 자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외부에서 메스를 대야한다. 그러나 섣부른 접근 방식은 또 다른 정치외압이란 지탄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는 스스로 자초한 이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한다.

이제는 포스코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과 내부에서의 정치권에 대한 줄 대기는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새 경영진에 거는 모두의 열망이다.

parkty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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