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총장 퇴진 등 4가지 요구…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내달 초 발표

정문에 걸려있는 총장사퇴촉구 플랜카드.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정문에 걸려있는 총장사퇴촉구 플랜카드.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권오경] '총장 비리' 의혹으로 촉발된 총신대학교(총장 김영우) 학내 분규가 여전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해 9월 배임증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김영우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1월 29일부터 사당캠퍼스 종합관에서 점거농성 중인데, 그동안 학교측이 2차례 용역을 동원해 학생들과의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며 분규는 더욱 과열된 상황이다.

28일 오후 찾아간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총신대 사당캠퍼스에는 아직 봄이 찾아오지 않은듯 했다. 학생들로 붐벼야 할 3월 대학 캠퍼스가 휴업으로 인해 한산했고, 대신 '김영우 총장의 즉각 퇴진'을 주장하는 현수막과 대자보들만 교정 곳곳에 걸려 있었다.  종합관과 신관을 제외한 교내 건물들은 모두 폐쇄됐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학생복지위원회 소속 학생들만이 건물을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은 교육부가 지난 21일부터 벌여온 총신대 운영실태 조사 마지막 날이었다. 교육부는 8명의 실태조사단을 파견해 총신대 사태와 관련한 각종 민원의 사실여부와 학교 운영상황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동안 김영우 총장의 교비횡령, 금품수수 의혹, 입시비리 등의 민원이 교육부에 제기됐었다.

현재 학생들은 △총장 사퇴 △재단이사들 사퇴 △보직교수 사퇴 △정관 정상화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김태진 비대위 부위원장은 "4가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멈출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점거중이다.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비대위는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점거중이다.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비대위는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점거중이다.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비대위는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점거중이다.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총신대 사태의 시작은 지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9월 ‘배임증재 의혹’과 ‘이중직 논란’이 일자 학생들은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총장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자리를 지켰다.

이후 검찰이 고소 접수 1년여 만에 김 총장을 불구속 기소했는데 기소 직전 재단이사회가 ‘총장의 직위해제’와 관련된 정관을 김 총장에게 유리하도록 개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학생들의 반발은 수업거부와 총장의 퇴진 요구 등으로 이어졌지만 학교측은 두 번에 걸쳐 용역을 동원해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학생들은 교육부의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교육부의 총신대 운영실태조사 결과는 빠르면 오는 4월 4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총신대에 입학한 방모(20)과 최모(20)양은 이날 수업거부 학생들을 위해 열린 교양세미나 ’청년 크리스천의 소명의식’을 들으러 학교를 찾았다. 최양은 "다른 학교 친구들은 과제다 뭐다 수업듣느라 바쁜데 저희는 학교에서 예배드리고 시위만 하니까 조금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이 모든 과정이 학교가 바로서기 위한 과정이니까 빠른 시일내에 정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교육부가 어떻게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행방을 결정하겠다"며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부 만족시켜준다면 농성을 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입이 통제된 종합관 대강당실에서 '청년 크리스쳔의 소명의식' 세미나가 진행중이다. 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출입이 통제된 종합관 대강당실에서 '청년 크리스쳔의 소명의식' 세미나가 진행중이다. 2018.03.29/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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