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백복인 KT&G 사장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백복인 KT&G 사장이 연임 결정일을 앞두고 악재가 겹쳤다. 분식회계·셀프 연임·물량 밀어내기·직원 사생활 침해 등 해소해야 할 의혹이 산더미다.

업계에 따르면 백 사장 연임여부는 오는 16일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백 사장은 지난 1월 23일 ‘업무상 배임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KT&G 전 임직원들은 “KT&G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트리삭티’가 이중장부를 활용해 분식회계를 했으며, KT&G는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며 백 사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는 실제 백 사장의 연임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를 거론하며 백 사장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IBK기업은행은 KT&G 지분 6.9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연임 절차도 논란이다. KT&G는 지난 1월 31일 사장 공모 공고를 냈다. 여기서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백 사장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는데, 이에 이르기까지 불과 이틀 밖에 안 걸렸다. 또한 지원자격을 이전과 달리 ‘KT&G 전·현직 전무 이사,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 인사’로 한정해 백 사장 '셀프 연임'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물량 밀어내기 의혹도 최근에 제기됐다. 지난달 25일 ‘KT&G 2018년 1월 손익계산서’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국내 매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를 처음 보도한 매체는 “KT&G가 백 사장 연임을 위해 연말 실적을 부풀렸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T&G가 백 사장 연임을 위해 1월로 잡혀야 할 수출실적을 한 달 앞당겨 연간실적을 올렸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직원 사생활 침해' 논란마저 터져 나왔다. 해당 손익계산서의 유출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 KT&G가 관련부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대폰을 검사한 사실이 드러난 것. 직원들의 동의를 구했다고는 하나 직원 입장에선 ‘동의를 안 하면 유출자로 의심받을 상황’임에 사실상 반강제나 다름 없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밀어내기의 경우 결코 사실과 다르다”며 “밀어내기를 했다면 월별로 급격한 변동폭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채권회전율도 향상됐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직원 사생활 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쩔 수 없었다”면서도 적법한 절차였음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1월 손익계산서는 가결산자료로 외부회계법인 감사도 안 된 것”이라며 “미공개 정보사항은 회사 기밀인 동시에 주가와도 관련되고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중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부서 전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검사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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