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키친' 가나가와현 위치…공인기관서 2개월 마다 방사능 검사
후쿠시마산 원재료 들어간 제품도 없어…홍콩·태국·필리핀 등 수입 

[출처=그린포스트코리아 촬영]
[출처=그린포스트코리아 촬영]

친환경 수입화장품인 러쉬(LUSH)의 수입처가 일본으로 변경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생산된 원재료의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영국 수제화장품기업 러쉬의 국내 법인인 러쉬코리아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산 제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러쉬코리아 측은 "신선함은 러쉬 철학의 심장"이라며 "더 신선한 제품을 전하기 위해 가장 가까운 제조공장인 일본에서 제품을 수입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러쉬코리아가 제품 수입처를 일본으로 변경, 일부 제품은 방사능 오염 지역인 후쿠시마에서 들여온다며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일본의 제조공장은 후쿠시마시에서 약 330km 거리를 두고 있는 가나가와현에 위치해 있었다. 또한 러쉬코리아는 일본으로 수입처를 변경했으나 후쿠시마산 원재료가 포함된 제품은 수입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쉬가 생산하는 제품 중 후쿠시마산 원재료가 포함된 것은 유채씨 오일이 함유된 비누 '드롭 오브 호프'로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후쿠시마 목화솜으로 제작된 '낫랩(코이와 믹스드 푸룻)'은 이미 단종된 상태다. 기타 제품들의 핵심 원료인 에센셜 오일은 영국에서 수입했다.

러쉬코리아는 지난 2002년 국내 론칭 후 일본 공장에서 만든 화장품을 수입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 문제를 고려해 영국으로 수입처를 변경한 바 있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에서 원재료와 완제품의 안전성 검사 확인 후 일본으로 수입처를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쉬코리아는 코토비켄 의료검사 연구소(Kotobiken Medical Laboratories)를 통해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일본 농림수산성의 수출 식품 등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기관으로 지정된 곳이며, 국제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아직 국내에서는 수입 화장품에 대한 방사능 수치 기준이 없지만 러쉬코리아는 코토비켄 연구소를 통해 2개월 마다 완제품과 원재료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제조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홍콩,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판매된다.

[출처=그린포스트코리아 촬영]
[출처=그린포스트코리아 촬영]

한편, 러쉬는 원재료의 신선함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제품 제조공장을 '키친'이라고 부르며 화장품 제조를 요리에 비유한다. 실제 과일과 채소, 견과류, 피넛버터, 달걀 등 인체에 해가 없는 식재료를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한다. 

키친은 전 세계적으로 7개국 8개 도시에 분포돼 있다. 러쉬의 본산인 영국 풀을 비롯해 독일 뒤셀도르프, 크로아티아 스트라멕, 호주 시드니, 일본 가나가와,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 브라질 상파울로에 있다.

러쉬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윤리적 가치로 '환경(Environment)', '동물(Animals)', '사람(People)'을 꼽는다.  또한 브랜드 운영철학에 '7가지 신념'을 녹여 실천하고 있다.

7가지 신념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 최상의 에센셜 오일, 안전한 합성 원료를 사용한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회사와 거래한다 △최소한의 포장과 방부제를 사용하고, 베지테리언 재료만을 사용해 직접 손으로 만든다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세상을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 채울 수 있고, 실수하거나 모든 것을 잃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제품이 가진 올바른 가치를 제공한다 △모든 사람이 전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하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다 등이다.

힐러리 존스 러쉬 윤리디렉터는 "소비자들은 매 순간 지갑을 열 때마다 윤리적 소비냐 아니냐 하는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면서 "러쉬는 그런 소비자의 선택이 좀더 좋은 세상을 만들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wook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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