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성폭력 논란과 관련 수원교구의 무성의한 사과문이 논란이다.
신부 성폭력 논란과 관련 수원교구의 무성의한 사과문이 논란이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한 사제의 성추문 논란과 관련, 해당 교구청 주교가 사죄의 뜻을 밝혔으나 진정성 여부 등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피해방지 대책과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앞서 지난 23일 김모씨는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한 신부로부터 성폭행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원교구 이용훈 주교는 지난 25일 ‘수원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통해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이어 최근 사태를 반성하는 동시에 재발방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서한에 따르면 천주교 수원교구는 앞으로 ▲여성 인권과 품위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그에 걸맞은 합당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모든 사제들이 이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죄 내용도 허술한데다 진정성마저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대책으로 제시된 내용들이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다. 이 교구 신자 최모씨는 “가해자로 의심받는 사제에 대한 조사방침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교구청이 미온적이고 방관적인 태도로 이번 사태에 임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은 최근 한 언론매체 보도로 더욱 증폭됐다. 지난 25일 한 매체는 “수원 교구장이 공식 사과하기 하루 전 평신도들에게 전혀 다른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3일 정도만 지나면 보도가 없어져 잠잠해질 것이란 내용”이라고 전했다.

해당 보도를 접한 천주교 신자들은 쓴 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천주교 신자 이모씨는 “이건 아니다. 이게 ‘너희중 죄있는 자만 이 여자를 돌로 치라’며 여성을 보호했던 예수님의 자세냐”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가했다.

많은 신자들은 분명한 해명을 요구했다. 또 다른 신자 권모씨는 “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 천주교가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일부 사제들은 잘못된 권위의식에 빠졌다”면서 “진정한 반성과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결단을 내려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성추문에 휩싸인 수원교구 신부는 경찰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6일 “이 교구 신부에 대한 내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여성 신자의 피해 진술이 구체적이란 판단이 들어 수사 검토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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