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명 계좌 대부분이 삼성증권에 개설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이 이 회장의 사금고 기능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금감원이 현재까지 파악한 이 회장의 명의의 차명계좌는 총 1229개다. 삼성특검 당시 발견한 1197개 계좌에 금감원의 전수조사 결과 32개 계좌가 추가로 발견됐다. 여기에 최근 경찰 기소로 추가로 드러난 260개 차명계좌를 더하면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모두 1500개에 육박한다.

금감원의 연도별 금융회사별 계좌 개설 내역을 살펴보면 이 회장의 차명계좌는 금융실명제 이후 개설된 계좌(1202개)가 대부분이었다. 또 1229개 중 1133개는 증권계좌고 96개는 은행계좌로 조사됐다. 특히 1133개 증권계좌의 81%인 918개 계좌는 삼성증권에서 개설됐다.

박 의원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가 삼성증권에 개설된 점을 주목했다. 박 의원은 “삼성 차명계좌 중 증권계좌의 비중이 압도적이었고, 증권계좌가 개설된 금융회사 중에는 삼성증권의 비중이 81%에 달한다”며 “삼성증권이 이건희 차명 재산의 관리를 위한 사금고로 충실히 기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명재산의 대부분이 차명주식인 상황에서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회사가 필수적이었을 것”이라며 “삼성증권은 금융실명제 이후 차명재산 운영을 전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그러면서 “앞으로는 금융실명제의 악의적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재벌 총수가 계열 금융회사를 사금고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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