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제일 '꼭대기 집'..그곳엔 20kg가 넘는 사료 포대를 번쩍번쩍 들고 축사 안을 종횡하는 87세 곽창영 할아버지와 하얗게 센 머리카락이지만 할아버지에게는 언제나 예쁜 아가씨인 84세 한영애 할머니가 살고 있다.

동네 어른의 중매로 만난 두 사람은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킨 지 올해로 65년째..이제는 얼굴 마주보기가 질릴 법도한데 두 사람은 마주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멈추질 않는 닭살부부다.

텃밭에서 무를 뽑는 일도, 마당에서 콩을 까는 일도 늘 실과 바늘처럼 함께인 두 사람의 몫이다.

마을에서 가장 장수부부라는 창영 할아버지와 영애 할머니.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마음만은 그저 처음 만났던 그 때처럼 이팔청춘이다!

# 할아버지의 생명줄 '소'

"남이 볼 때 우스운 것 같아도 내겐 생명줄이야"

창영 할아버지가 소를 대하는 마음은 조금 특별하다. 

소는 아들 셋을 먹여 살린 일등공신이자 할아버지를 지금껏 건강하게 살게 해 준 고마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흔 가까운 나이지만 자녀들에게 신세를 지기 싫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소의 먹이를 챙기고, 축사를 청소하는 할아버지..자식들이 새 집을 지어준다고 했을 때도 단번에 거절했다.

불편한 몸으로 여전히 소와 씨름을 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영애 할머니와 자식들은 속이 타기도 하는데...

이제는 소가 자라는 재미로 산다는 창영 할아버지는 자식을 돌보듯 아침, 저녁으로 소를 살핀다. 

 

소들이 굶을까봐 아프지도 못하겠다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소들은 알까?

요즈음은 우시장에서 소 경매 유찰이 줄을 잇는다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소와 함께하는 여생을 꿈꾼다.

# 노부부에게 찾아온 늦복

60년 넘게 소를 키운 세월 동안 창영 할아버지는 소의 생김새와 움직임만 봐도 건강상태를 아는 자칭 소박사가 됐다.

가난한 형편과 조실부모한 탓에 학교문턱도 넘어보지 못한 할아버지.

지금도 한글을 읽고 쓰는 것도 못하지만 한 번도 부모를 원망한 적은 없다.

자식이 속을 썩여도 속을 썩인 게 아닌 '재미'라고 생각하고 살았다는 창영 할아버지와 남편한테 잔소리를 들어도 "하하하" 웃어 넘겼다는 영애 할머니.

고생한 걸 책으로 쓰면 몇 권이 될 정도라고 하지만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이 꼭 닮았던 두 사람이다.

웃으며 즐겁게 살면 복이 찾아온다는 믿음으로 한 평생을 살아온 부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며, 인내한 시간들이 탐스러운 열매를 맺고 있다!

여든 일곱, 여든 넷 노부부는 바로 지금 가장 행복하다.

<1부 줄거리> 12월 4일 방송

한 지붕 아래서 65년째 살아가고 있는 곽창영(87), 한영애(84) 부부. 평생 소를 키워온 창영 할아버지는 오늘도 어김없이 축사로 향한다.

구순이 가까운 나이에도 20킬로그램이 넘는 사료포대를 번쩍번쩍 드는 창영 할아버지.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송아지 경매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기를 드는데...

<2부 줄거리> 12월 5일 방송

창영 할아버지가 잠시 외출한 사이 영애 할머니는 쇠똥이 잔뜩 묻은 창영 할아버지의 바지를 손수 빨아준다. 송아지들 겨울나기를 위해 쇠죽을 끓여준 창영 할아버지. 그런데 쇠죽을 먹은 송아지들이 축사를 난장판으로 만든다!

<3부 줄거리> 12월 6일 방송

창영 할아버지와 영애 할머니는 송아지들이 난장판으로 만든 축사를 힘을 합쳐 정리 하고, 팔을 다쳤단 조카의 병문안을 다녀온다. 지쳐 보이는 할아버지를 위해 수육을 준비한 할머니. 그런데 할아버지가 한 점도 드시질 않는다.

<4부 줄거리> 12월 7일 방송

경로잔치 참석을 위해 신사로 단장한 창영 할아버지와 곱게 화장을 한 영애 할머니. 막내아들 희상 씨는 창영 할아버지를 대신해 소밥을 챙겨주러 축사로 향한다. 할아버지가 겨우살이 준비를 위해 송아지를 경매시장에 내놓기로 한 날, 축사를 나온 송아지가 운송 차량을 타지 않으려고 용을 쓰며 버틴다!

<5부 줄거리> 12월 8일 방송

오랜만에 경매장에 나온 창영 할아버지는 유난히 낙찰이 많은 경매장 분위기에 신경이 쓰인다.  새끼를 떠나보낸 어미 소의 울음소리에 할머니는 안쓰러운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다음날, 모처럼 손자가 찾아와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며칠 뒤, 겨울나기 김장을 위해 막내아들과 며느리가 찾아온다. 창영 할아버지와 영애 할머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연출 :  김나연

글 :  원효진

촬영 : 민병일

조연출 :  김두영

취재작가 :  이소희

방송일 : 2017년 12월 04일(월) ~ 12월 08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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