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제7대 허인 은행장 체제 개막

취임사 중인 허민 은행장 [출처=KB국민은행]
취임사 중인 허민 신임 은행장 [출처=KB국민은행]

 

[그린포스트코리아 조규희 기자] 11월 21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제7대 은행장으로 선임된 허인 은행장이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

허인 신임 은행장은 30년 이상 KB국민은행에만 재직한 베테랑 은행인으로서 지점 업무는 물론 여신심사본부 상무, 경영기획그룹 전무를 거쳐 최근까지 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면서 크고 작은 성과를 만들어 왔다.

허 은행장은 취임사에서 "고객이 중심이 되는 KB국민은행을 임직원과 함께 만들어 가는 꿈을 꾼다. 고객의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그리고 직원이 즐겁게 함께 해야 지속 가능한 리딩은행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임직원과 함께 △고객이 중심이 되는 KB △직원이 중심이 되는 원-팀, 원-펌 KB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KB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KB를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다음은 허인 신임 은행장의 일문일답이다.

은행장 임기 내에 혁신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경영자가 자신이 무엇을 이루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실현 가능성도 적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은행장으로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방향은 있다. 현대금융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며, 임기 후에도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틀을 만들어 후임 은행장에게 넘겨주고자 한다. 특히 '고객중심'이 KB의 철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만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며, 점점 심화되는 은행권의 경쟁 속에서 리딩뱅크로 자리잡기 위해 디지털, IT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트렌드를 이해하고, 고객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허민 신임 은행장이 영업부를 들러 고객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KB국민은행]
허민 신임 은행장이 영업부를 들러 고객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KB국민은행]

 

은행권에서 IT가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 IT의 강점과 발전방향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IT 분야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현업에서 IT통합 프로젝트에서 책임자 역할을 담당한 경험이 많다. 은행 IT는 굉장히 중요한 분야라는 생각에 적극 공감하며, 이 분야에 대해 최대한 학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다 고객이 이용하고 있음에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IT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즉, 대규모 처리가 가능한 IT시스템이 국민은행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고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다는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해 왔으며, 이를 강화할 것이다. 그러나 유연성은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의 개별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 수준의 유연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향후 목표다.

디지털뱅크로 거듭나면 전통적 은행의 인력, 영업 방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점이나 인력 운용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다. 전통적 금융업이 디지털 기술 기반의 핀테크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한 분야가 다른 분야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통적 금융과 핀테크 산업이 상호 보완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전략담당 임원으로 재임할 때 지점을 PG 단위로 확장해 채널 유연성을 넓혔다. 이와 같은 전략을 쓴지 벌써 3년차가 돼 보완이 돼 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평면적으로 연결됐던 대면채널이 전략적 역할 분담을 통해 입체적으로 다양하게 이뤄져 보다 다양한 고객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지점의 형태도 규모의 차이, 역할의 차이가 생기며 다양해 질 것이다. 그렇다고 지점이나 직원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인력구조조정만이 능사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역량을 강화해 수익을 늘리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생산성을 언급했고, 최근 신입 행원도 많이 뽑았다. 생산성 향상을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이 인력 구조조정 아닌가.
일단 분명히 해두고 싶은 말은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비용감축을 위해 인력을 줄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은 절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고객 중심의 은행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은행으로 내실을 강화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력이 많은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인력이 필요한 직무가 있으며, 그 직무를 할 수 있는 행원들에 대한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희망퇴직의 경우 임금피크 구간에 해당하는 직원 중 본인이 원할 경우 선택권을 주는 제도다. 은행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하고, 새출발을 원한다면 그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매년 이어질 수 있다. 이 제도를 직원에게 강제한 대규모 희망퇴직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과 허민 신임 은행장 [출처=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좌)과 허민 신임 은행장(우) [출처=KB국민은행]

 

인사는 어떻게 예정돼 있나. 지주사와 은행에 겸직하고 있는 임원에 대한 인사권은 누구한테 있는지 궁금하다.
윤종규 회장이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다가 은행장에서 물러났다. 내가 은행장이 됐다고 신규 인사를 앞당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조직을 기반으로 과거처럼 집중력있게 잘 할 수 있도록 이끌 예정이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말에 인사 발표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은행권 인사에 대해서는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이며, 지주와 연관된 경우 윤 회장과 합의하고 조율할 것이다. 전혀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

은행권에 여성 근로자가 많은 데 반해 임원 비율은 높지 않다. 여성인력 활용계획이 궁금하다.
여성인력과 관련된 부분은 은행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은행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 내 여성 인력은 48%로 50%에 육박하지만 부장급 이상 중견간부나 임원의 비중은 상당히 낮다. 이를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 왔으나 쉽지 않다. 특히 여성이 다양한 업무 직군에 도전해야 하는데 특정 영역에 쏠리는 게 문제다. 은행에서 이 문제를 개선해 여성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장기공석인 상임감사 선임에 대한 계획이나 일정이 궁금하다.
상임감사는 오랜시간 공석이었다. 고객, 금융감독당국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이 부분이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상임감사라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란 사실은 인지하고 있어서 이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적임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노조위원장과 만나고 있는 허민 신임 은행장 [출처=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만나고 있는 허민 신임 은행장 [출처=KB국민은행]

 

노조와의 관계가 궁금하다. 노조 관계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며,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궁금하다.
외부적으로 노동조합와 경영진의 관계에 굉장히 우려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를 좋게 만드는 부분에 대해 왕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사실은 노조는 회사의 파트너이며, 삶의 터전이 직장이 잘 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길 원한다는 면이다. 즉, 회사나 노조나 목표는 같은데, 간혹 이견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은행장으로서 노조와 의견을 최대한 잘 조율하고 진정성 있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조와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khcho@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