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구상나무 유전자 다양성 양호"

유전적으로 한라산 집단과 내륙 집단으로 구분

각 집단의 유전적 특이성 보존 위해, 보전단위 구분 설정 및 향후 관리 유의 필요

소백산국립공원 구상나무 구과(열매)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소백산국립공원 구상나무 구과(열매)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그린포스트코리아 박현영 기자]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고유 침엽수종 ’구상나무’가 유전적으로 건강하게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구상나무 유전자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구상나무의 유전자 다양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고유 침엽수종으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우리나라 남부 아고산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식물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구상나무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기 위해 한라산, 지리산, 백운산, 신불산, 가야산, 덕유산, 속리산의 구상나무 집단에서 총 176개체의 유전자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개체수가 10개체 미만인 백운산, 속리산, 신불산 개체군을 제외하고 모든 집단에서 ‘유전자 다양성 지수(He)‘가 0.7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보고된 수치는 다른 전나무속 식물들의 유전자 다양성 지수에 비해 약간 높은 편에 속한다. '유전자 다양성 지수'는 특정 유전자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형이 차지하는 빈도를 의미하며, 평균값이 0.5 이상인 경우 유전자 다양성이 높은 수준으로 판단한다.

소백산국립공원 구상나무 구과(열매)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한라산 구상나무 모습 [출처=국립생물자원관]

특히 구상나무 유전자형은 크게 한라산 집단으로 대표되는 '한라산형'과 나머지 집단 유형인 '한반도형'으로 구조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상나무가 오랜 시간 동안 내륙 아고산 지역과 한라산 지역에 적응된 각각의 유전적 고유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각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구상나무를 한라산형과 한반도형으로 구분해야 한다“며 ”집단의 고유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전단위를 설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다양성이 매우 낮은 경우엔 인위적 유전자 도입으로 개체군의 유전적 건강성을 증진시키는 경우도 있으나, 구상나무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 추가색인지수 논문 중 하나인 국제 학술지 '보전유전학회지' 2017년 10월호에 발표됐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구상나무는 유전적으로 건강하더라도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향후 구상나무의 개체군 변동현황을 지속적으로 관찰(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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