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단체, 경북 지진 한반도 동남부 일대 '양산단층대'서 발생

한반도 동남부, 핵발전소 최대 밀집 지역…"원전 안전성 평가부터 다시 해야"

월성원전 모습 [출처=한수원]
월성원전 모습 [출처=한수원]

[그린포스트코리아 박현영 기자] 경북 포항시에서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면서 원자력발전소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주에 이어 올해 포항까지 규모 5.0이 넘는 지진이 발생해 월성원전은 물론 인근지역 원전에 대한 피해도 우려된다.

기상청은 15일 오후 2시 29분에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총 45회의 여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대부분 규모 2.0~3.0의 지진이었지만, 규모 4.6의 지진도 발생해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전을 운영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진발생 직후 "포항지진의 진앙지에서 약 45km 거리에 위치한 월성원전을 포함해 모든 원전들은 발전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운전 중"이라며 "다만 월성1발전소에서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원자력발전소가 이번 지진의 여파를 받지 않았지만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강진에도 버틸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1978년 이후 한반도에선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10차례 발생했다. 문제는 4차례의 지진이 지난 해와 올해 몰려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향후 규모 7.0 이상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탈핵단체들은 지난해 경주지진에 이어 발생한 포항지진도 한반도 동남부 일대 양산단층대에서 발생된 점을 들며, 인근에 집중된 원전들의 안전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핵없는사회공동행동은 "큰 규모의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한반도 동남부는 핵발전소가 최대로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며, "이번 포항지진의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월성핵발전소단지는 불과 42km 거리"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근 울산, 부산의 고리핵발전소 단지, 울진핵발전소단지에 총 18개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라며 "얼마 전 건설재개가 결정된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해 5개의 신규 핵발전소가 건설 중"이라고 덧붙였다.

자료사진 [사진=환경TV DB]
자료사진 [사진=환경TV DB]

 

탈핵단체들은 지진발생위험지대에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음에도 제대로 된 지진 안전성 평가조차 안 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규모를 7.5로 예측하고 있지만, 현재 가동 중인 대부분 원전의 내진 설계는 규모 6.5에 불과하다. 특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활성단층은 최대지진평가에 반영조차 안 돼 있다.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관계자는 "경주에 이은 포항의 경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며, 특히 한반도 동남부에 지진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한 전면적인 지진 안전점검과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평가를 통해 위험에 취약한 핵발전소는 조기 폐쇄를 추진해야 한다"라며 "지진위험지대에 제대로된 지진 안전성 평가 없이 추진 중인 5기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안전성 평가부터 다시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포항을 방문 중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원전은 강도 7.5를 기준으로 짓는다"며 "원전은 이번 포항지진과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좌파들이 원전을 방해하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hypark@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