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도심에서 만나는 도시재생 공간, '생산도시' 프로젝트

 
리버풀의 전경 [출처=나무위키]
리버풀의 전경 [출처=나무위키]

 

18세기 중후반, 리버풀은 세계 최대의 항구 도시중 하나이자 석탄 생산지였다. 하지만 공업 원료의 중심이 석탄에서 석유로 바뀌며 이 항구 도시는 몰락했다. 이에 리버풀은 '알버트 독' 부두를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예술 도시재건 사업을 실행에 옮겼다. 알버트 부두에서 시작된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 전체로 퍼져나갔고, 2008년 리버풀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성공을 이뤘다. 그리고 현재 리버풀은 비틀즈와 축구의 도시로 재탄생했다.

국내에도 몰락했던 제조업 성지들이 현대 기술 ‘공유’를 통해 재탄생하고 있다. 도시의 역할 중 '생산'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창신동과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에서  19일부터 ‘생산 도시’프로젝트가 개최된다. 

생산도시는 11월 5일까지 열리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이하 서울비엔날레)의 현장프로젝트다. 도시재생의 의미를 시각화하고 의류, 금속, 인쇄, 기계 등 도심 제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다.

서울에 위치한 을지로 상가 일대와 창신동, 세운상가는 도심 내 제조업의 역사적 장소다. 과거 세운상가는 40년간 전자산업의 메카로, 창신동과 을지로 상가는 의류부터 인쇄출판까지 다양한 시민들의 생활이 집약된 거리였다.

하지만 대기업의 대량 생산구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유통시스템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이 곳은 노후화된 골목으로 전락했다. 

그렇게 잊혀 가던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가 서울이 추진하는 도시재생 정책의 일환인 ‘생산도시' 프로젝트다. 

도시재생은 신산업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함으로서 쇠퇴한 도시를 새롭게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사업을 의미한다.

 
세운상가의 에전 모습 [출처=나무위키]
세운상가의 에전 모습 [출처=나무위키]

 

19일부터 진행되는 생산도시의 주요 프로그램은 △사물의 구조 △신제조업 워크샵 △프로젝트 서울어패럴 등 이다.

‘사물의 구조’전시는 기존 제조업의 생산 체계를 돌이켜보고,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의 방식을 새롭게 탐구한다. 본 전시는 세운상가 내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보행데크에 위치한 메이커스 큐브와 세운베이스먼트에서 만날 수 있다.

제조업 기술발전의 미래를 위한 워크샵 또한 진행된다. ‘신제조업 워크샵’은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을 담당하는 공학자 및 예술가 등이 함께 참여해 새로 맞이할 제조업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전시는 세운상가 지하의 보일러실을 개조해 만든 ‘세운베이스먼트’에서 진행된다.

‘서울 어패럴 안내서’에서는 이러한 의류 생산 도시로서의 서울의 모습을 지도에 맵핑하여 전시할 예정이다. 지도에는 동대문 일대의 패션 산업 자원과 생산 프로세스 일체가 한 눈에 볼 수 있게 그려질 계획이다. 이어 창신동의 숙련된 장인들과 신진 디자이너들은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공장 시스템인 ‘단위 공장 프로토 타입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창신동의 정체된 봉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개념에서 탈피한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생산도시의 공동 총괄 큐레이터인 황지은 교수(서울시립대 건축학부 부교수)는 “도시의 탄생과 직결되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생산 기능이 다시 도시 안으로 들어오는 추세로, 특히 서울은 도심 속 아직까지 제조업의 기반이 많이 남아있다”면서“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번 서울비엔날레 생산도시 현장프로젝트는 비엔날레가 끝난 이후에도 도시의 일부로 계속 남아 서울이 생산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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