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시대다.

‘그린(green)’ 아닌 것이 없고, 약방의 감초처럼 환경은 어디에나 끼인다. 일반 국민들의 실생활에서부터 기업의 경영 활동, 국가정책에 이르기까지 이제 환경을 빼놓고는 얘기가 되질 않는다. 올해 환경부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서는 등 정부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쳇말로 환경이 대세다.

덩달아 환경문제를 다루는 미디어들도 넘쳐난다. 환경파괴 또는 오염현장 만을 ‘전문적으로’ 파헤치는 ‘오래된 매체’에서부터 환경정보, 에너지, 기후변화, 전기, 가스 등 분야별로 많은 온-오프라인 미디어들이 쉴 새 없이 콘텐츠를 쏟아낸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대한민국의 환경문제에 올바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일까? 나아가 한반도와 전지구적인 환경 이슈들을 놓치지 않고 쫓아가면서 제대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답은 ‘아니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같은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지금껏 정부의 환경정책과 민간의 환경운동이 단편적인 해결책을 그때그때 대증적으로 내놓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려는 심도 있는 고민 없이 당장 눈에 보이는, 발생한 현안만을 뒤쫓기에 급급했다는 점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정책과 민간 사이의 갈등과 충돌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다가가려는 시도를 애초에 가로막은 장벽이나 다름없었다.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떠올려 보라. 어느 것이 진짜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길인지 서로의 주장만이 끊임없이 충돌하며 여기까지 왔다.

환경문제의 핵심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지속가능성이란 현재의 생활방식이 미래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즉, 그것을 계속 반복하더라도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문제를 둘러싼 작금의 논란과 갈등은 이와는 거리와 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우리는 오늘 환경ㆍIT 전문 온라인 뉴스페이퍼인 ‘그린포스트’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두 개의 원대한 목표를 천명하고자 한다. 첫째는 전문 미디어로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소명을 다하겠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환경 관련 매체들이 있지만 상당수는 뉴스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또는 지탄 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그린포스트와 환경TV는 기존의 매체들과는 전혀 차별화된 뉴스콘텐츠 발굴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환경과 관련된 모든 이슈와 담론이 제기되고 해결책이 도출되는 크고 넓은 광장(아고라)을 펼칠 계획이다. 주장과 반대와 충돌까지도 오롯이 담아내어 문제해결의 근원적인 균형을 잡은 뒤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소임을 감히 맡고자 한다. 기후변화건 생태계파괴건 물 부족이건 간간 각각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해결의 방식도 개별적으로 접근한다면 나올 해결책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이치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린포스트와 환경TV라는 두 전문 미디어에서 이슈와 담론의 집약화 과정을 통해 통합적인 해결방안이 도출되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다.

둘째는 민간 환경운동의 구심점이 되고자 한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민간 중심의 자발적인 환경운동이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국가정책의 틀을 상당히 바꿔놓았다. 대한민국 환경보전에 있어서 민간 환경운동가들의 공로는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그 숫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운동의 방향이 시대의 요구와 흐름에 뒤쳐진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때로는 한 목소리를 내야할 때도 있지만 구심점이 없기에 목소리의 힘이 약해지기도 한다. 우리는 소통을 중시하는 열린 미디어로서 되도록 많은 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생각과 행동을 공유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오늘날의 세계는 한 개인이나 단체, 조직의 혼자 힘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멸종위기로부터 한 종(種)을 지켜 내거나 지구온난화를 막아낼 수 없다. 상호 의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성이 큰 이유이다. 독창적이고 대담한 수없이 많은 운동들이 한 데 모여 멈출 수 없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진정한 변화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문제를 일으킨 사고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지적했듯이, 환경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고체계를 디자인해야 한다.

우리는 이렇게 사고체계를 새로이 바꾸는데 매진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 구루 20인에 뽑힌 피터 센게(Peter Senge)는 자신의 저서 ‘The Necessary Revolution'에서 이렇게 역설했다.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집단적 자각이 싹트고 결국 이것이 시간을 두고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그린포스트와 환경TV 임직원 일동은 우리의 올바른 선택을 기다리는 미래를 위해 개인, 민간 단체, 정부의 사고체계와 행동양식을 바꾸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한다. 아울러 이런 우리의 대장정에 시민 여러분의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2012. 1. 6>

mazinger@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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