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2580' 등 시사제작국 제작진 방송중단 "정상화 시급"

3일 상암 MBC 방송국 앞에서 '2580'제작진이 제작중단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출처=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취재의 자율성 회복 및 공정보도를 위한 MBC 시사제작국 제작진의 제작 거부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PD수첩' PD 일원이 제작중단을 선언한 후 2일 PD수첩 작가진, '시사매거진 2580'·'경제매거진M' 기자, 생방송 '오늘 아침'·'오늘 저녁' PD 등 핵심 제작 인원이 줄줄이 방송 제작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7일 파견계약직인 '2580' 작가진도 "파리목숨이라도 뜻을 같이 하겠다"며 공식 성명서를 통해 제작 거부 의사를 밝혔다. 

[출처=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블로그]

 


이번에 이들이 한 목소리를 낸 이유는 MBC 임원진 및 직속 제작국장이 꾸준히 방송 제작의 자율성을 제한하며 시청자의 알 권리를 침해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에 따르면 'PD수첩'과 '2580'에서 세월호, 4대강, 국정원 등의 단어는 방송에서 언급할 수 없는 금기어였다. '오늘아침' 관계자도 "세월호 참사 직후 특집 방송을 준비할 때 세월호 유가족 우는 장면을 빼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0, 2012년 MBC노조 파업 이후 윗선의 방송 제작 환경 감시 및 억압행태가 더욱 심해진 것이다. 

MBC 내부에서는 지난 8년간 언론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수차례 보였지만 목소리를 낸 직원에게는 퇴사 통보, 대기 발령, 부서 이동 등의 징계가 내려졌다.

'2580'의 경우 7일 오전 기존 작가진에 사전 통보 없이 신입 작가 4인을 동시에 고용하는 등, 이번 제작 거부로 인한 징계는 비단 정규직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MBC 노사간의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지난 3월 21일 대선 후보로서 MBC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 출연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MBC 정상화'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문 후보는 "많은 공영방송들이 다 망가졌는데 우리 논설실장님(당시 시사제작국장) 앞에서 말씀드리기가 미안하긴 하지만 저는 MBC도 아주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어 "공공성과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고용노동부는 MBC 상암 본사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하며 문재인 정부의 MBC 정상화 의지를 처음 드러냈다. 근로감독관은 파업 참가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감시했다.

lauryn0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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