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세계 트렌드' 잘 파악해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해외자동차업체는 올해 상반기 판매실적에서 '선방'했다.

올해 1~5월 기준 국내 수입자동차 판매량 공식 집계 결과는 지난해 9만3314대, 올해 9만4397대다. 수입자동차의 국내 점유율도 지난해 14%에서 올해 15%로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2G'로 꼽히는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점유율은 점차 하락세를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한국차의 점유율은 2011년 8.9%로 정점에 달했다가 지난해 8.1%, 올 1~5월 7.6%로 하락했다. 중국시장의 경우 2014년 9%에서 지난해 7.4%, 올 1~5월 4%로 크게 감소했다. 

세계시장 트렌드 파악 부족... 점점 하락하는 '해외시장 점유율'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율 감소의 두드러지는 원인을 중국 사드 경제 보복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장벽으로 꼽는다. 하지만 국제 정세 등 대외적 측면에서 해외 판매율 감소 원인을 살피기 전에 국내 자동차 업계의 문제점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대·기아차와 외국계 완성차 3사로 개편된 이후 소수 자동차 회사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독점'해왔다. 이와 함께 드러난 생산·개발 시스템 상의 고질적 문제로 빠르게 변화하는 해외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 대응해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차의 해외판매량 부진을 극복하려면 비단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국내자동차 업체가 우선 '세계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체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차 업계는 당장 영업 실적에 집중하기보다 먼저 '신차 투입시기', '품질 경쟁력', '마케팅 전략' 등 3박자의 경영 부문 전략을 고루 갖춰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자동차업계 화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보급 대수가 900만~2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25년까지는 4000만~70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창안자동차의 전기차 '이동EV' [출처=창안자동차]

 

중국 정부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업체별 전기자동차의 생산 비중을 8%, 10%, 12%로 의무화했다.  2018년부터 평균연비제도를 도입하고 2020년까지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신에너지자동차 고객에 대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환경부도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 목표 대수를 1만4000대로 예상했지만 중국처럼 장기적·구체적인 목표 생산량을 명시하는 적극성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환경부 계획과 달리 국내 업계의 전기차 공급 물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제주도 전기차 민간 보급 신청자 2300명 중 실제 차량을 인도받은 대수는 519대, 서울은 1572명 중 164대, 대구는 1563명 중 약 570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5월 한달 전기차 생산능력을 1800대로 확대했지만 이중 절반은 북미 등 해외로 출고될 물량이었다. 생산능력을 확대해도 국내외 전기차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인 것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할 수 있는 인재 부족

우리나라는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체를 포함해 서울대 등 국내 4개 대학과 삼성, LG, 네이버 등 기업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연구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독일처럼 소프트웨어 및 신기술 기반 연구 인력이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은 올해 기준 친환경 자동차 분야 연구 인력 약 26만명, 자율주행차 엔지니어가 약 4만5000명으로 신기술 연구와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차 생산라인 외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가 독일은 10만명에 육박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대학과 대기업을 통틀어 2만 명에 그친다"며 "부족한 연구 인력으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대기업은 완성차 관련 연구개발(R&D)작업을 직접 진행하지만 그외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부수 업체는 '생산 보조'역할만 하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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