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7년간 철새 310마리 검사…바이러스 미검출

야생조류의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여부 검사 모습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뇌염의 일종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가 한반도 주변을 위협라고 있는 가운데, 국내 야생조류에선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함께 흑산도와 홍도에서 폐사한 야생조류의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검사한 결과, 모든 시료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뇌염의 일종인 웨스트나일열을 일으키는 병원체다. 웨스트나일열은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조류가 자연 숙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미국 등지에서 250종 이상 폐사 또는 빈사 상태의 조류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될 경우, 일반적으로 감염자의 80% 정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증상이 나올 경우, 고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위장관 증상, 일시적 발진 등이 나타난다. 신체 감염자 중 1% 정도는 신경계 침습 질환으로 발전하며, 신경계 감염을 일으킨 경우 약 10%의 사망율을 보인다.

이 바이러스는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이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등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조사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흑산도와 홍도를 중간 기착지로 머물다 폐사한 야생조류 총 82종 310마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검사한 조류는 노랑눈썹솔새, 쑥새, 제비, 황금새, 흰배지빠귀다. 

박종길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장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과 확산 방지를 위하여 앞으로도 지속적인 예찰과 감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웨스트나일열은 새와 모기에서 바이러스가 순환감염되며, 감염된 모기의 흡혈로 사람과 말에 전파된다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한편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적 있으며, 지난해부터 러시아 등한반도 주변에서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09년 늦여름에서 겨울까지 국내에서 채집된 야생조류 1531마리의 혈청시료 중 오리류 4종(5마리)에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된 적이 있다. 오리류 이외의 야생조류에선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보고된 적은 없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러시아에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한반도 주변지역에서 웨스트나일열 위험성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인체감염에 앞서 조류나 포유류(특히 말) 등의 동물에서 감염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폐사 야생조류를 대상으로 예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해은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장은 "웨스트나일열 등 국내 미발생 전염성질병의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검역본부 및 범부처 협의체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이상증상을 보이며 날지 못하거나 폐사된 야생조류를 발견할 경우, 가까운 행정기관이나 국립환경과학원, 야생동물구조센터, 가축방역기관 등으로 신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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