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삿갓조개 모습 [출처=국립생물자원관]

 


백령도 등 서해5도에서 장수삿갓조개, 매, 물범,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대거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백령도 등 서해5도에 대한 생물다양성 종합정밀조사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장수삿갓조개의 국내 최대 개체군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관찰된 멸종위기 야생동물은 총 10종으로, 장수삿갓조개가 서해5도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백령도와 대청도에선 우리나라에서 처음 서식이 보고된 미기록종 갯민숭달팽이 2종도 새로 발견됐다.

장수삿갓조개는 둥근 삿갓모양의 껍데기를 가진 바다달팽이로, 백령도와 대청도에서 패각 길이 2.5cm의 어린개체에서 6.5cm의 성체까지 총 12개체가 발견됐다. 이 조개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발견을 통해 백령도와 대청도에서 대규모 서식지가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그간 장수삿갓조개 서식지 발견 기록은 2010년 태안해안국립공원 4곳에서 8개체가 발견된 것이 최대였다. 다만 기존 생태조사가 자세히 이뤄지지 않아, 서해 5도에서 서식지가 발견된 것은 온난화 등 기후변화 때문으로 볼 수 없다고 자원관은 설명했다. 

이 밖에 서해5도에선 기존에 발견기록이 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매를 비롯해 Ⅱ급 물범, 새호리기, 벌매, 붉은배새매, 조롱이, 검은머리촉새, 무당새 등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또 백령도에서만 서식이 확인된 Ⅱ급 구렁이가 대청도에서도 새로 발견됐다.

미기록 갯민숭달팽이 2종 모습 [출처=환경부]

 


특히 이번 조사에선 발견된 미기록 갯민숭달팽이 2종도 발견됐다. 이 2종은 '오케니아 에키나타'와 '사쿠라에올리스 에노시멘시스'이며, 백령도와 대청도 수심 5~10m에서 발견됐다.

자원관 측은 "이번 조사를 통해 서해5도에 멸종위기종과 미기록종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이 대거 확인돼 생물지리학적,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며 "2019년까지 서해5도 생물다양성 기초조사를 완료하고, 2020년부터는 신종·미기록종 발굴, 섬지역 생물종의 격리·진화‧유전자다양성 등을 심층 연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서해5도 생물다양성 종합정밀조사 연구'에는 포유류, 조류, 어류 등 12개 분류군 전문가 35명이 참여했다. 이 연구는 서해5도가 북방계 및 남방계 생물의 연결지역으로 생물지리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나, 접근성의 한계로 그간 조사연구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이뤄졌다. 이에 이번 연구로 서해5도 고유 생물자원의 체계적 조사·발굴 및 목록화로 도서지역 생물자원의 보전·활용기반 마련 및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하게 된다.

서해5도 생물다양성 종합정밀조사 연구 모습 [출처=환경부]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활용을 위해서는 생물다양성의 종합적인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서해5도 지역의 생물다양성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 관장은 "2018년 소청도에 개소예정인 국가철새연구센터를 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많은 신종·미기록종과 멸종위기종이 발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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