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대강 6개보 낮은 수위, 시설 개선 없이 진행한 결과"

함안보 모습 [출처=케이워터]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4대강 6개 대형보를 상시 개방, 본격적인 수질 관리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선 정부가 내놓은 수문개방 수위로는 수질개선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취수장 시설 등의 개선작업 없이 수문개방 시점만 서두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29일 환경부, 국토부,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는 오는 1일 오후 2시부터 16개 대형보 중 6개를 우선 상시개방한다고 밝혔다. 6개 대형보는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4개와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이다.  

문제는 대형보들의 개방 수위다. 낙동강 강정고령보는 현재 19.5m에서 18.25m로 1.25m 낮아지고, 달성보 0.5m(14m→13.5m), 합천창녕보 1m(10.5m→9.5m), 창녕함안보 0.2m(5m→4.8m) 수위가 떨어진다. 이어 금강 공주보는 8.75m에서 8.55m로 0.2m 줄고, 영산강 죽산보는 3.5m에서 2.5m로 1m로 낮춰진다. 

1단계 보 개방 계획 [출처=환경부]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이같은 정부의 보 상시개방 이행방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정부의 소극적인 방류를 통해서는 수질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이번 정부 발표는 6개보 평균 0.7m가량 수위를 낮추는 것이고 16개보 평균으로 계산하면 0.26m가량 수위가 낮아지는 것에 불과하다"며 "4대강 보에 저수해 놓은 10억톤 용수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정부가 모내기철임을 감안해 농업용수 이용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수위를 정하려면 농업용수를 이용하는 지역에만 한정해야 한다"며 "경남 경북 지역의 누적 강수량의 경우 평년대비 95%, 저수지 저수율 역시 평년대비 94%로 가뭄수준이 아닌데, 함안보 0.2m, 달성보 0.5m 등 소극적으로 수위를 낮추는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와관련 정부 관계자는 "6개 개방대상 보에 대한 충분한 현장조사와 인근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의견도 광범위하게 수렴해 농업용수 공급, 수변시설 이용 등에 문제가 없도록 6개 보의 개방 수준을 정했다"며 "농업용수 사용이 끝나는 10월 이후에는 6개보 수위를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상시 개방 대형보 (노란색)와 보수위 개념 [출처=환경부]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보 수위 문제가 아닌, 보에 설치돼 있는 시설개선부터 이뤄져야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대형보 상시개방은 충분한 시설개선 없이 성급하게 이뤄져 수질개선 효과를 기대하던 이들에게 실망감만 줬다고 지적했다.

허재영 충남도립대학교 총장은 "6개 보들의 수위가 낮은 것은 물을 수급하는 취수장 시설개선이 안돼 생긴 결과"라며 "보 상시개방 시기를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취수장을 고칠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 총장에 따르면 대형보들은 4대강 사업 당시 강바닥을 파내는 준설작업을 통해 보의 수심이 깊어졌고, 이에 취수장 높이도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보의 수위를 낮추고도 물을 원활하게 수급하려면 취수장 시설을 개선해야 하는데, 보 개방 시기가 6월 1일로 급하게 결정돼 수위를 더 내리지 못한 채 발표됐다.   

허 총장은 "이번 정부가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원만하게 진행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MB정부가 4대강사업으로 강바닥을 파내 수위를 낮추지 못하는 것인데, 현 정부가 정책을 서두르다가 비난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발표는 사실상 녹조개선 효과보다 본격적으로 수질개선에 들어간다는 현정부의 의지로 볼수 있다"라며 "이번 6개보 개방 과정이 향후 나머지 10개보 개방 단계에 영향을 주는 만큼, 향후 전문가의 의견과 세심한 논의를 거쳐 좀더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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