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철새들의 쉼터…'주암저수지·순천만·천수만'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로 철새는 AI를 전파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돼 전염병 취급을 받고 있다. 현재(2월5일 기준) 전국의 철새도래지들은 AI여파로 모두 출입통제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새는 해마다 멀리 시베리아 등지에서 수천에서 수만㎞까지 이동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자연의 신비이자 지켜야 할 생태계다. 철새 도래지는 단순 철새들의 쉼터를 넘어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공간이다. AI가 물러간 후 철새의 소중함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국내 아름다운 철새 도래지 3곳을 소개한다.

 

주남저수지 전경 [출처=아트래블]

 


◇경남 주남저수지

경남 창원에 위치한 주남저수지는 1980년대에 가창오리 10만여 마리가 날아와 서식하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떠올랐다.

겨울철새는 1일 평균 1만~2만 마리가 날아오고 있다. 특히 두루미류가 목적지까지 가는 중간에 잠깐 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이 종으로는 천연기념물 24종,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Ⅰ급 7종,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Ⅱ급 25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 국제자연보존연맹 적색목록에 드는 종은 12종으로, 붉은해오라기, 노랑부리저어새, 흑기러기, 흰이미마기러기, 혹고니, 원앙, 가창오리 등이다.

저수지 한편에는 람사르문화관, 생태학습관, 탐조대, 주남환경스쿨 등 시설물이 있다. 해당 시설은 무료이며, 주남저수지 일원을 생태전문 안내 가이드와 함께 탐방할 수 있다. 또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도 유명해 사진 애호가들의 촬영지로도 사랑받고 있다. 

 

순천만 전경 [출처=아트래블]

 


◇전남 순천만

전남 순천시 인근에 위치한 순천만습지는 세계5대 연안습지로 지정된 대한민국 대표 갯벌이다. 순천만은 천연기념물 228호로 지정된 흑두루미, 지구상에 2800여 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종 저어새, 학동 대숲에 둥지를 튼 쇠백로, 재두루미, 고니, 청둥오리 등 220여 종의 철새들이 날아오는 보고이기도 하다.

매년 10만이 넘는 철새가 꾸준히 찾아오는 이유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갈대군락지 때문이다. 사람의 키보다 훨씬 더 웃자란 이 갈대 군락은 새들의 서식환경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금빛 갈대숲과 철새들의 군무와 함께 순천만에서 바라보는 낙조 모습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연경관이다. 특히 순천만 사진에서 자주 등장하는 S자형 수로는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10대 낙조 중 하나다.  

 

천수만 전경 [출처=환경부]

 


◇충남 천수만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천수만은 1억5537만여㎡(약 4700만평)에 달하는 간척지와 담수호가 형성돼있다. 이곳은 과거 갯벌이었던 지역에 간척사업이 진행됐고, 1995년 농지조성공사가 완료 후 철새들이 대거 모여들기 시작했다.

천수만 간척사업은 간월호와 부남호 등 두 개의 인공호수를 만들었다. 새로 형성된 담수호에 다양한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중간 중간에 형성된 모래톱과 갈대밭은 철새들에게 천혜의 쉼터를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근처 농경지에서 추수한 후 생기는 낙곡이 풍부해 철새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먹잇감이 많다.

갈대숲이 넓게 형성돼 있는 천수만은 황새, 흑두루미 등 국제멸종위기종을 비롯해 현재까지 철새 320여종, 하루 최대 50여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오는 세계적 철새도래지다. 인간이 농사를 위해 진행한 사업에 철새들도 함께 혜택을 보는 대표적인 공생의 장이 된 곳이다.

hypark@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