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닭고기(사진 왼쪽), 프랜차이즈 치킨 이미지(오른쪽) [사진=환경TV DB]

 


#김 모씨(46, 주부)는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치킨을 꺼려했다. 하지만 생일을 맞은 아들이 치킨을 시켜 달라고 하자 어쩔수 없이 결제를 했고, 예상과는 달리 AI 파동전과 변함없이 19000원을 동일하게 결제해야만 했다. 이에 김 씨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닭고기 가격에 비해 치킨가격은 변함이 없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다.

현재까지 AI의 여파로 살처분된 가금류 마릿수만 3000만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살처분·매몰된 가금류는 닭 2582만수, 오리 233만수, 메추리 등 183만수로 집계됐다.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이번 AI사태로 닭고기 수요가 급락, 지난해 12월부터 닭고기 가격은 크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중·1㎏ 기준) 도매가는 지난 12월1일 1890원이었으나, 한달이 지난 이날 1490원으로 400원 하락했다. 

소매가격으로 비교해 봤을 때도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도계(중·1㎏ 기준) 소매가는 이날 기준 평균 5010원으로 1개월 전(5564원)과 지난해 전반(5694원)에 비해 상당수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듯 닭고기 가격은 도매가격과 소매가격 모두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치킨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날 기준 치킨가격(1만9000원)은 1년반 전인 2015년 8월기준 치킨 가격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네네치킨의 마늘치킨 순살과 BHC 순살뿌링클의 경우 1만9000원, 교촌치킨의 교촌허니콤보는 1만8000원으로 2015년 당시와 현재 큰 변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실제 닭고기 값이 오르거나 내려도 치킨업계에선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프랜차이즈 업체같은 경우, 닭고기를 공급하는 곳과 1년에 한 번 고정된 가격으로 계약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표적인 프라이드치킨의 경우엔 실제 닭고기 가격은 1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와 같이 치킨가격은 닭고기 가격 하나로 판단하기 힘든 유통구조"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프랜차이즈 운영 업자들은 치킨 가격을 올려 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며 "치킨가격엔 부자재, 제세공과금, 인건비 등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는 육가공업체로부터 닭을 납품 받고 있다”며 “닭고기 가격을 1년 단위로 책정하는 것은 수급안정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육가공업체와 생산농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격차이가 원인일 수 있다”며 “삼계탕의 경우엔 치킨보다 가격이 높은 경우가 종종 있지만, 치킨은 간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가격에 대해 더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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