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자연생태계를 해치고 등산객을 위협하는 멧돼지를 퇴치하기 위해 한라산국립공원 일대에 포획틀을 설치한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멧돼지를 유해동물로 지정, 엽사를 동원해 포획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한계가 있어 포획틀을 설치해 잡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도는 제작업체에 맡겨 철망으로 만든 길이 6.8m, 너비 2.2m, 높이 1m의 포획틀 10개를 연말까지 멧돼지가 많이 나타나는 곳에 모두 설치해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제주도지부가 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설치 장소는 제주시 관음사, 어승생, 제주골프장, 천왕사, 서귀포시 성판악 등산로, 상예동 선덕사 주변 등이다. 포획틀은 틀 안에 음식 찌꺼기를 넣어 유인한 멧돼지가 철망 안으로 들어가면 저절로 문이 닫히도록 제작됐다.

양창호 제주도 환경자산보전과장은 "멧돼지는 천적이 없고 번식력이 좋아 급증하고 있다"며 "엽사를 동원해 포획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위험 부담도 커 포획틀을 이용해 퇴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엽사를 동원해 멧돼지 포획작업을 벌여 지난해 45마리, 올해 25마리를 잡았다.
한라산연구소가 제주대 유전자분석팀에 맡겨 야산에서 포획한 멧돼지를 분석한 결과 제주 재래돼지나 본토의 야생 멧돼지와는 유전자가 다른 중국산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수입 멧돼지 개체가 사육장을 탈출해 야생에 적응, 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진주 기자 jinju@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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