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그루 집단서식 확인...북방한계선 72km 상향 조정

소백산국립공원 구상나무 구과(열매)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한반도 고유종이자 기후변화 지표종인 구상나무 집단 서식지가 소백산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6월부터 시작한 국립공원 정밀식생도 제작현황 조사 중에 아고산대 상록침엽수인 구상나무가 소백산국립공원 남동사면에 100그루 이상 서식하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구상나무 북방한계선은 기존 속리산에서 북쪽으로 약 72km 상향 조정되었다. 구상나무는 2014년 속리산이 북방한계선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발견으로 잠재적 분포지역이 더욱 넓어지고 향후 복원을 위한 적합 서식지 선정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북방한계선은 대상 식물이 분포할 수 있는 위도상 최고 분포지다. 
 
구상나무는 현재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속리산 등의 국립공원에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아고산대 상록침엽수다. 아고산대 기후는 대체로 춥고 건조하며 큰키나무(교목)가 연속적으로 자라지 못한다.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개체군이 축소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목록(Red List)에서 위기종(Endangered)으로 등재됐다. 특히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으로 전세계에서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리며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트리 나무로 각광을 받고 있다.  

환경부는 2010년 우리나라 자생생물 3만3253종 가운데 기후변화에 민감한 생물종 100종을 선정하고 지표화했다.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은 척추동물 18종, 무척추동물 28종, 식물 44종, 균류 및 해조류 10종이다. 

식물 44종에 속한 설앵초는 구상나무처럼 한반도 고유종이면서 고산지역에만 생육해 기후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지구상에서 멸종될 가능성이 있다. 남방계 생물인 후박나무는 기후변화로 인해 분포지의 북방한계선이 지난 60년간 전라북도 어청도(36° 07′)에서 인천광역시 덕적군도(37° 03′)로 북상한 것이 지난해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남방계 생물인 ‘후박나무’, ‘쇠백로’, ‘검은큰따개비’, ‘암끝검은표범나비’, ‘멀꿀’, ‘비단망사’, ‘남방노랑나비’ 등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는 대표종으로 선정됐다. 

한대성 생물로 뚜렷한 남방한계선을 보이는 ‘만주송이풀’, ‘북방아시아실잠자리’, ‘어리대모꽃등에’, ‘능이’, ‘옥덩굴’ 등은 그 서식 범위를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체동물인 ‘오분자기’는 제주도 인근해역에만 서식하다가 난류에 의해 최근 남해안으로 분포 확산이 급격하게 진행 중이다. 

최종관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은 “향후 구상나무 보전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립공원에 분포하고 있는 구상나무 개체와 집단 간 분류학적 특징, 유전자 다양성, 종자 충실도, 토양 환경요인 등을 분석해 구상나무 복원과 보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quqdass@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