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은 실태파악 중…정확한 원인규명과 대책마련 시급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에코피스아시아, 동서창조포럼 주관, 안상수, 김현권, 이용주 의원,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 추진위원회 주최로 '바다 사막화 현황 및 방지를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환경TV DB]

 


국내 연안 중 서해안을 제외한 제주도와 동해·남해안에서 '바다사막화(갯녹음)' 발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면적에서 사막화가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아직 정확한 원인규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바다사막화는 갯녹음 또는 백화 현상이라고도 한다. 유용한 해조류들이 감소하고 이용가치가 없는 석회조류가 대량 번식해 연안의 바위표면이 백색 또는 홍색으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다사막화 현황 및 방지를 위한 토론회'에서 장묘인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장은 "서해안을 제외한 제주도와 동해안, 남해안 총 암반 면적의 44%에서 이미 사막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수부가 초분광 항공영상 기법을 활용해 측정한 이번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해안은 총 암반면적 1만7054㏊의 절반이 넘는 61.7%(1만518㏊)에서 바다사막화 현상이 발생했다. 이어 제주도는 37.1%, 남해안은 33.2%로 각각 조사됐다.

바다사막화 발생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게 등 해조류를 먹는 동물의 증가와 기후변화·영양염 부족·담수 유입, 매립이나 연안 시설물 설치를 비롯한 개발 및 해양오염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 기후변화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 복합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에코피스아시아, 동서창조포럼 주관, 안상수, 김현권, 이용주 의원,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 추진위원회 주최로 '바다 사막화 현황 및 방지를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환경TV DB]

 


바다사막화로 해조류가 사라지면 치어들의 서식지가 사라져 생물종의 감소와 마을어장의 황폐화, 해양생태계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해조류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절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해양수산부는 2001년부터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대책을 수립해 바다숲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바다사막화를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고 있다.

장 과장은 바다사막화 문제 해소를 위해 실태조사와, 해조장 복원, 대국민 홍보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실태조사를 통해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분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바다사막화를 판가름할 판정 기준을 설정하고,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성게 등을 제거하는 작업, 다이버나 배를 이용해 그물로 이들을 제거하는 방안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조장 복원 방침 중 현재 진행중인 사업이 바다숲 조성이다. 인위적으로 해조류가 줄어든 해역에 해조류 등 수산종자를 이식해 복원하거나 관리하는 장소로 해수부에서 2009년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성 목표는 2030년까지 5만4000㏊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1만2209㏊를 조성했다. 하지만 연 평균 조성되는 바다숲의 면적(985㏊)에 비해 바다사막화는 연간 1200㏊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장 과장은 "일단 정확한 원인 규명과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바다숲 조성 이외의 맞춤형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해수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며 관심도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은 "동해안 암반의 61%가 사막화가 진행됐다면 이는 국가비상사태나 다름없고, 삶의 근본적인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바다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알려야 하는데 여기에는 언론의 책임과 국회 차원의 강력한 법 제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통 어떤 문제 파악을 위해서는 실태조사를 먼저하고 원인규명을 한 뒤 행동에 나서야 하는데 아직 원인 규명조차 안됐다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는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에코피스아시아, 동서창조포럼 주관, 안상수, 김현권, 이용주 의원, 여수세계박람회 사후활용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이날 참석한 김현권(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지금까지 바다를 사실상 갈취해왔고 육지의 쓰레기를 은닉하는데 쓰기도 했다"며 "바다는 황폐해졌고 사막화에 이르렀는데 이제 바다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바다를 풍요롭게 만드는게 곧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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