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인수를 발표한 글로벌 전장전문기업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Harman International Industries, Incorporated)'의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CEO가 "가장 흥분되고 기대되는 부분은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디네쉬 CEO는 2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만과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술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하만은 전장사업부분에서 개발경험과 오랜 기간 함께한 고객사들이 있으며 여기에 하만이 갖고 있지 않은 IT나 모빌리티, 디스플레이 등을 더하면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와 기술들을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접목시키면 커넥티드카 뿐만 아니라 삼성의 다양한 제품들과 공연장, 영화관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양사의 사업 범위가 더욱 넓고 활발해 질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측은 이같은 시너지 효과와 함께 하만의 고객사인 BMW, 다임러, GM, 포드, 도요타, 피아트,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 및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IT와 자동차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커넥티드카 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은 "하만은 오디오쪽에 굴지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만큼 삼성의 디스플레이와 합쳐저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삼성의 사업들이 B2B 시장은 활발하지 못했지만 (하만 인수를 통해)이런 새로운 시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비롯해 미래 자동차, 커넥티드카 분야 등에서 새로운 시장 형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간에 나돌던 삼성전자의 자동차 완성차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며 스마트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티어원(tier 1, 1차 협력사)' 공급업체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박종환 전장사업팀 부사장은 "우리 고객사가 완성차들인데 고객사의 사업을 삼성이 하자고 9조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하만을 인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오히려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반증"이라며 완성차 시장 진출 가능성을 일축했다.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중요 이슈인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해 손 사장은 "하만은 유니크한 보안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만은 올해 6월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관련 기술 개발업체 '타워섹(TowerSec)'을 인수한 바 있다.

삼성이 경쟁사인 애플이나 구글에 비해 전장사업의 진출이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측은 추구하는 사업 전략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박 부사장은 "애플과 구글의 사업영역을 보면 양사 모두 완성차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소프트웨어 폼을 비즈니스 노하우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하만의 기술력을 토대로 티어원이 되겠다는 것으로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좀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하만의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선보일 시기에 대해서는 인수 과정이 막 시작되는 만큼 이르면 2018년께 스마트폰 갤럭시 S시리즈와 오디오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디네쉬 CEO는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오후에 이재용 부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이 부회장을 만나)삼성전자의 기술을 둘러본 소감과 기대감, 흥분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만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자동차, 소비자, 기업 시장용 첨단 커넥티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장전문기업인 만큼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이달 14일 하만 발행주식 100%를 인수하는 내용의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 112달러, 총 80억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9조3384억원으로 국내 기업 해외 M&A 사상 최대규모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1953년도에 설립돼 60여년간 오디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하만은 자동차 오디오를 비롯해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등 전장사업과 B2B용 음향·조명기기, 기업용 소프트웨어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장사업은 자사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외 명차들에 탑재돼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는 커넥티드카 시장 선점과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모바일 소프트웨어 회사와 정보 보안 회사를 인수하며 IoT산업 기반도 갖췄다는 평가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해 전세계 시장점유율 41%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