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국내 전 식물종 45% 완료... 2020년까지 완성계획

우리나라 식물 속(Genus)수준 DNA바코드 구축 자료(이미지)[출처=국립생물자원관]

 


생물산업 소재로 쓰인 식물 판별을 쉽게 할 수 있는 DNA 바코드 시스템이 완성됐다. 국제적 생물다양성 협약인 나고야의정서에 효과적인 대응수단으로 평가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식물에 대한 속(Genus) 수준의 DNA 바코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7일 밝혔다.

속(Genus)은 생물을 분류하는 계급인 종>속>과>목>강>문>계 중 공통의 조상을 갖는 종들을 묶어주는 상위 계급이다. 

DNA바코드란 종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 정보인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의 4가지 염기서열을 4진법으로 구성한 일종의 유전자 신분증을 의미한다. 생물산업 소재의 오·혼용을 방지하는 과학적인 근거로 사용된다.  

DNA 배열이 줄의 두께나 형태를 가지고 어떤 상품인지 구별하는 마트의 바코드와 비슷해 바코드란 이름을 붙였다. 

자원관 연구진은 ‘2016년 자생생물자원의 DNA바코드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식물 속 총 1155속 중 1122속 식물의 DNA로부터 해당 속만 특이적으로 갖는 염기서열 정보, 즉 속 수준의 DNA바코드 정보를 확보해 시스템으로 구축했다. 
 
이번에 구축된 식물 속 수준의 DNA바코드 정보시스템은 우리나라 식물의 가족 단위의 주민등록 정보 체계를 만든 것과 같다. 

지난해 4월 한약재로 사용되는 식물인 백수오와 하수오, 이엽우피소의 오․혼용 사건 이후, 국내 생물산업계는 생물산업에 이용되는 식물의 정확한 종 판별을 요구해왔다. 

연구진은 이번 시스템이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을 생산하는 국내 생물산업계에 정확한 식물소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소재 판별 기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강기능식품 회사 등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종을 정확히 판별해 정확한 소재를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원관은 이런 기업들로부터 올해까지 100건 정도 요청이 들어왔따고 밝혔다. 

자원관은 2008년부터 장미과, 국화과, 백합과 등 주요 산업 소재로 이용되고 있는 식물종을 대상으로 DNA바코드 정보를 구축해왔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전 식물종의 45%에 해당하는 2000여 종의 DNA바코드 정보가 확보된 상태다. 나머지는 2020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쑥과 같이 잡종이 많이 일어나  DNA바코드만으로 종 판별이 어려운 식물종들의 판별을 위해선 2017년부터 엽록체의 유전체 정보를 확인해 종을 판별하는 슈퍼바코드 기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자원관은 14일부터 25일까지 2주 동안 인천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리동에서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10개국을 대상으로 ‘DNA바코드 기법 전수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번 워크샵은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의 성실한 이행을 위해 생물다양성 평가 기법 전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열린다. 

백운석 관장은 "외래종 판별시 DNA 바코드 정보를 이용해 우리나라 자생종인지 외래종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다른 나라 생물종을 이용할 때 이익을 나눠야 하는 나고야의정서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며, 생물다양성협약 회원국가로서 위상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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