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 소비자, 기업 시장용 첨단 커넥티드 기술 회사인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Harman International Industries, Incorporated)'를 인수하며 전장사업에 본격 나섰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이날 하만 인더스트리의 발행주식 100%를 인수하는 내용의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주당 112달러, 총 80억달러 규모이며 한화로 환산하면 약 9조3384억8800만원(1달러=1164.40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의 해외 M&A사상 최대규모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사 출자를 통한 유상증자 대금을 통해 인수 금액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따르면 하만은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자회사인 실크 델라웨어(Silk Delaware)를 흡수합병하고,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보유한 실크 델라웨어의 주식도 합병 후 하만의 주식으로 전환, 하만은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자회사가 된다.

1953년도에 설립돼 60년 동안 오디오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하만은 자동차 오디오를 비롯해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등 전장사업과 B2B용 음향·조명기기, 기업용 소프트웨어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장사업은 자사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외 명차들에 탑재돼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선두주자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는 커넥티드카 시장 선점과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모바일 소프트웨어 회사와 정보 보안 회사를 인수하며 IoT기반을 갖춰나가기도 했다.

하만은 또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를 보유해 전세계 시장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하만 인수를 통해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 '스마트 카' 전장시장 규모는 2025년 1864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3% 급성장이 전망되는 유망 사업이다.

이중 하만의 사업영역은 2025년 1029억달러로 매년 9% 성장하고 있으며 스마트카 전장시장의 55% 수준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이는 연간 2.4%씩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판매량에 비해 3.8배 높은 성장률이다.

그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온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전장사업분야의 토탈 솔루션 분야에 본격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의 5G통신·올레드(OLED)·인공지능(AI)·음성인식 등 부품 및 UX 기술과 모바일, CE 부문의 경험에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가 결합돼 시너지 효과로 인한 경쟁력 강화와 혁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TV와 스마트폰, VR, 웨어러블 등 자사 제품들에 하만의 음향기술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고,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과 하만의 공연장 및 영화관용 음향·조명기기 사업과의 시너지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디네쉬 팔리월(Dinesh Paliwal) 하만 CEO는 "최근 IT 기술이 자동차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분야를 고루 갖춘 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고객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만 주주총회의 합병 승인 등 계약상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내년 3분기까지는 거래를 종결하고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일정은 조기 승인 등 추후 일정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만은 인수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중심으로 하만 경영진과 협력해 전장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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