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7 생산공정서 나온 온실가스, 차량 5만~8만5천대가 연간 내뿜는 수준

그린피스 '혁신을 위한 선순환, IT산업과 순환경제' 보고서 [출처=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매년 십수억개의 새 스마트폰이 판매되면서 스마트폰에 포함된 각종 기초금속과 희소금속들의 재사용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를 위해 이같은 금속들을 캐내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기오염의 주범인 온실가스가 다량 발생하는 등 환경문제를 줄이려면 희소금속의 재활용 체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독일 환경영향성 조사기관 외코인스티투트와 최근 발간한 '혁신을 위한 선순환, IT산업과 순환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는 알루미늄과 구리, 플라스틱을 비롯해 코발트, 주석, 은, 탄탈륨, 팔라듐을 비롯해 희토류(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이트륨, 가돌리늄 등) 각종 희소금속들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이같은 희소금속들의 재활용율은 높지 않다고 그린피스는 분석했다.

만프레드 산텐(Manfred Santen)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IT 분야 화학물질 전문가는 "IT기업들은 희소금속의 주 소비자"라며 "IT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빠른 교체주기와 신제품 출시 주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희소금속은 IT의 발달에 따라 급속히 증가했고 작지만 이 안에 있는 희소금속의 양은 어마어마하다"며 "이런 희소금속들은 매우 적은 확률로 추출돼 재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발트와 팔라듐 등 희소금속 수요중 꽤 많은 부분이 스마트기기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전세계 1차 생산량의 9.4%, 팔랴듐은 8.9%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만드는데 쓰인다. 이처럼 스마트기기들은 탄탈룸과 은, 금, 인듐, 마그네슘의 국제수요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는 채굴 산업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코발트의 51%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팔라듐은 73%가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탄탈룸의 67%는 르완다와 콩고에서 공급되고 있다. 채굴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그대로 배출돼 최악의 오염지역으로 지정된 곳도 있다.

코발트와 탄탈룸은 우라늄 등을 함유해 방사능 피폭 위험에 노출돼있고 채굴 과정에서 중금속 폐기물 등이 그대로 배출돼 물과 공기,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팔라듐 생산지의 경우 채굴 과정에서 오염 제어 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중금속과 아황산 가스가 그대로 배출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도 막대하다.

특히 전세계 희토류 공급의 96.8%를 담당하는 중국의 희토류 광산들 중 절반 이상이 나오는 한 지역은 희토류 추출에 사용하는 황산 및 질산과 같은 독성 화학물질로 대량의 독성 폐수와 방사능 오염수가 방출돼 식수원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암이 발생하는 마을(cancer village)'로도 불리며, 주민들은 치아 유실, 골다공증, 암 등의 질병을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과정을 포함해 스마트폰의 온실가스 배출을 계산한 수명주기평가(LCA)에서 총 배출량은 16kg CO2e~110kg CO2e가량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생산 단계가 가장 많았고 총 배출량의 33%~ 85%에 해당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분해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진=환경TV DB]

 


발화 논란으로 단종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경우 총 430만대가 생산됐다. 그린피스가 이를 토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대략22만4700~40만2000 Mt CO2e가량으로 5만~8만5000대의 자동차가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비슷하다.

보고서는 스마트폰의 수명을 1.81년으로 가정했을때 이보다 1년 늘려 2.81년 사용할 경우 31%의 탄소 감축과 27%의 에너지 절감, 29%의 물 절약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4.50년을 사용할 경우에는 53%의 탄소 감축, 45%의 에너지 절감, 49%의 물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스마트폰 사용기간이 3년 미만으로 짧고, 이를 기업이 유도하고 있어 이같은 효과를 보기에 한계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스마트폰 사용주기는 2.2년이고, 영국, 독일, 일본, 미국, 핀란드, 프랑스 등 세계 평균은 2.7년 가량이다. 

하지만 갤럭시와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은 업그레이드 지원 기간이 평균 20개월이었고, 애플의 아이폰은 평균 37.2개월간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기에 문제가 없어도 사용이 불편해 소비자들은 새 제품을 찾게 된다는 것.

이현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선임 IT 캠페이너는 "삼성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포함해 신제품 출시 주기가 약 한달에 한 개 꼴로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며 "재생가능에너지의 사용이 파리협약에 의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업그레이드 지원을 확대하고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할 것을 (삼성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fly1225@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