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5~16일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글로벌새마을포럼’[사진=영남대학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최외출 전 영남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이 UN 인사가 연루된 유령 사단법인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외출 영남대 교수는 박근혜 정권의 숨은 실세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3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최외출 교수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의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GSDN)를 지난달 24일 방문했고 이 사단법인이 등기상에 기록된 주소에 현재 입주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GSDN이 출범을 선언한지 9개월이 지난 올해 6월 13일, 경산등기소를 통해 등록한 주소는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14층 1401호다.

그러나 이 의원이 방문한 지난 10월 24일 당시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14층은 현재 영남대학교 국제개발협력원만 단독 사용중이었으며, 1401호 또한 1402호와 병기되어 사용되고 있었다. 

이 의원은 "GSDN의 현판과 간판은 전혀 없으며, 상주하는 직원도 없는 빈 사무실이었다. 연락처 또한 허위기재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GSDN의 연락처는 설립신고서에 053- 217-0095로 표시되어 있으나 이는 경산이 아니라 대구에 위치한 지구촌발전재단 연락처다. 현재 GSDN 홈페이지(http://igsdn.org/) 에 나와 있는 사무실 주소 또한 등기주소와는 전혀 다른 주소가 표시되어 있었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법인주소는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 193으로 현재 GSDN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구촌발전재단 사무실이 있는 곳이다. 

GSDN 홈페이지(http://igsdn.org/)는 주요 포털사와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외국서버를 우회해 영문 검색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했다.  현재 이 홈페이지는 이정미 의원실의 조사가 시작된 시점(10월24일)부터 폐쇄된 상태다.

이 의원은 "조사할 당시 이 홈페이지에서 대표인사말 등 사이트의 주요내용은 공란으로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GSDN이 등기 등록한 이후 홈페이지의  최종 업데이트 시점이 6월 26일인 점을 미루어보아 7월 초 최순실게이트 이후 온라인 활동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외교부를 통해 GSDN에 출연금 및 기부금 현황 자료를 요청했으나 거부했다고 밝혔다. 

GSDN은 외교부 소관 법인으로 새마을 개발의 정신과 가치를 실천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새마을포럼을 공동주최 하고 있고, 미얀마 새마을운동 전문가 육성사업, 인도네시아 공무원사관학교 교류협력MOU, 중미경제통합은행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SDN의 대표는 최외출이며 이사 임원에는 박근혜 정권 주요 인사들과 UN관련 인사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대선시절 박근혜캠프행복교육추진단에 참여했던 기영화 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과 인요한 전 박근혜대통령인수위원회위원, 이승종 대통령자문위원, 이돈구 전 산림청장이 이름을 올렸다. 해외이사에는 럭 나가자(Luc Gnacadja) 前 UN사막화방지협약 총장도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GSDN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지구촌발전재단도 유령재단인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지구촌발전재단은 등기상 사업목적을 글로벌새마을포럼과 GSDN의 운영과 관련된 비영리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지구촌발전재단의 등기상 주소는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 193이다. 이 주소에 나와 있는 건물은 대구예술대학교 재단(세기학원)이 소유한 건물이다. 지구촌발전재단은 6층에 입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 의원이 재단 사무실을 직접 방문한 결과 현재 간판과 현판, 상주직원이 없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등기상 지구촌발전재단의 사업목적은 글로벌새마을포럼과 GSDN의 운영과 관련 비영리사업을 하는 것이다. 

2015년 최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글로벌새마을포럼에서 GSDN이 출범했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영상축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글로벌새마을포럼은 매년 지구촌발전재단과 GSDN, 경상북도, 영남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포럼이다.

이 포럼에 한국국제협력단(자문위원 최외출), 한국농어촌공사(이상무 사장, 전 유엔식량농업기구 한국협회장), 경상북도(김관용 경북도지사,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동문)가 예산지원과 후원을 하고 있으며 예산 규모는 총 4억여원이나 된다. 

이 의원은 "지자체와 공기업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있고, 반기문 총장과 정부 주요 인사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글로벌새마을포럼과 GSDN을 운영하는 지구 촌발전재단은 현재 주요포털사이트나 검색으로 찾기 어렵다. 주소와 연락처 또한 노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등기부등본에 기록된 주소를 찾아 현장방문을 했지만 사무실의 간판과 상주직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등기상 주요이사들에는 최외출 교수의 가족으로 보이는 임원 2명을 포함 9명이 등록되어 있고 이사장은 따로 없는 것으로 나와있다.

특이한 점은 지구촌 발전재단이 현재 주소로 이전하기 전 주소가 최외출 교수의 부인 명의인 건물이라는 점이다.

이 의원은 "반기문 총장과 전 UN인사를 포함해 현 정부인사까지 관련된 법인이 사무실과 직원도 없는 유령법인과도 같은 상태로 있다는 것은 박근혜 현 정권의 지원아래 차기 반기문 총장의 조직을 지원하려던 계획이 최순실게이트로 잠정중단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최외출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한국문화재단 논란당시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한국문화재단(이사장 박근혜)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후보의 비선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2012년 6월 돌연 해산절차에 들어가 자산 전액을 육영재단에 넘겼다. 그 과정에서 청산대표로 해산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최외출 한국문화재단 이사다. 또 이 재단은 한때 최순실이 부설 연구원장을 지냈던 곳이기도 하다.

최외출이 주도하는 새마을 사업에 교육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 경상북도를 비롯한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은 그야말로 수십억원대의 예산을 지원했다.

2015년부터 규모를 키웠던 글로벌새마을포럼의 경우 경상북도에서 매해 1억5000만원, 한국농어촌공사에서 3000만원 등 총 4억여원의 예산지원과 후원을 받아왔다.

글로벌새마을포럼은 도비를 지원받으면서도 자부담예산집행도 없이 행사를 진행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경상북도가 글로벌새마을포럼과 운영단체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절차도 없이 예산을 지원한 사실에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외교부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영남대학교 새마을 ODA사업에 42억6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한국국제협력단은 최순실 사업이라고 의혹을 받고 있는 코리아에이드사업을 하고 있다. 최외출 교수는 이 재단에서 지구촌 새마을운동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코이카 예산은 최외출교수가 2015년 1월 지구촌 새마을운동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교육부는 최외출 교수가 올해 중순까지 원장을 역임했던 영남대학교 국제개발협력원에 2013년부터 올해까지 14억6000만원을 지원했고, 경상북도는 새마을전문대학원에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19억원을 지원했다. 

이 의원은 "최외출 교수는 정부 인사와 UN인사까지 참여한 사단법인을 꽁꽁 감추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며 "사단법인의 운영실태에 대해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글로벌새마을개발네트워크와 경상북도 예산과 후원금을 지원받아 부실하게 운영한 글로벌새마을포럼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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