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핵심 당사자인 최순실이 31일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3시 최순실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최순실은 검찰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자금유용 의혹, 대통령 연설문 사전유출 의혹,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사특혜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우선 최순실에게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문서위조’ 혐의 등을 적용한 상태다.
수사 경과에 따라 검찰은 제3자 뇌물수수 공범 혐의 및 탈세와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최순실은 도착 후 불과 16분 만에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영국 런던발 인천행 영국항공 BA017편을 이용한 최순실은 30일 오전 7시 58분 공항 탑승동에서 공항 여객터미널로 이동해 8시 10분경 자동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
최 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양복 차림의 남성 4명이 최 씨 가방을 들고 8번 출입문으로 나와 건너편에 대기 중이던 회색 K5 승용차를 타고 사라졌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이경재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최 씨는 입국 후 서울 모처에서 변호인들과 소환 조사를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최 씨는 공직자가 아닌 만큼 적용되는 형사처벌 죄목이 많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번 정부가 끝나기 전, 재판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대포폰’으로 검찰 출석을 앞둔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압수수색에 앞서 K스포츠재단의 컴퓨터가 모두 교체되고 최순실 소유 회사의 이메일 계정도 전면 폐쇄되는 등 사건 은폐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31일 한겨레에 따르면 안종범 수석은 정 전 사무총장의 아내에게 “사모님. 저는 경찰도 검찰 쪽도 기자도 아닙니다. 제가 정 총장님 도와드릴 수 있으니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24일 오후 케이스포츠 경영지원본부장 장모 대리도 정 전 사무총장 부인한테 “안녕하세요 사모님. 총장님께 안 수석이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요. 메모 전달드립니다. 3482로 연락 원하셨습니다. 안전한 번호라고도 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통화가 되지 않자 안 수석이 26일 직접 문자를 보내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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