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협상 돌입...공개입찰보다 가격 높아질 수도

 

'알뜰주유소' 공급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입찰이 두 차례 연속 유찰됐다.

8일 지식경제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지난달 15일 실시한 1차 입찰이 유찰된 데 이어 8일 오후 열린 재입찰에도 낙찰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입찰에는 1차와 마찬가지로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3개 업체가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부 측이 원하는 가격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규정상 입찰 주관사인 석유공사와 농협 측이 가격 등 계약조건을 1차와 동일하게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2차 입찰에서는 1차 때와 가격 등 계약 조건을 달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 낙찰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내주에는 추가 입찰이나 수의계약 협상을 진행해 연내에 알뜰주유수 1호를 출범시킬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와 업계의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수의계약 또한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낮은 가격에 대량으로 물량을 공급받길 원하지만 정작 업계 측은 그에 상응하는 '당근'이 없다는 얘기다.

업계 측은 올 4월 정부의 압박으로 가격을 100원 인하한 데 따른 손해를 상기하며 이번 또한 시장 원리를 무시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민 경제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수출 물량을 값싸게 공급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라 언급했다.

알뜰주유소를 추진하고 있는 지경부 또한 특별한 당근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두세번 더 하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합의의 어려움을 예상했다.

2차 입찰이 유찰되면서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 별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협상 과정에서 물량 공급자가 선정되냐 여부에 관심이 모이지고 있다.

다만 이 경우 공개 입찰보다 가격이 높아질 수 있어 시중가격보다 싼 값에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현재 기름값 안정화 대책으로 기존 주유소에 비해 판매가격이 다소 낮은 '알뜰주유소'를 오는 2015년까지 1천300개까지 육성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신준섭 기자 sman321@eco-tv.co.kr
성상훈 기자 HNSH@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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